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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샘 Mar 09. 2020

영드 8 /  '블레츨리 서클'

-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드 수사물 ‘블레츨리 서클’

영드 8 / 여성 범죄 수사물 '블레츨리 서클'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드 수사물 ‘블레츨리 서클’

2015년 개봉된 베네틱트 컴버비치와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이미테이션 게임>은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하여 암호 해독기를 만드는 앨런 튜링에 관한 이야기였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천재적인 발명을 하였으나. 동성애자였기에 쓸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앨런 튜링이 개발한 암호해독기로 비밀리에 암호해독을 했던 비밀 조직 ‘블레츨리 파크’에서 일했던 4명의 여성 암호해독요원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앨런 튜링에 비해 평범한 여성들이었고, 전쟁 후에 이들은 평범한 일상의 아줌마들로 변해 간다. 하지만 이들 평범한 아줌마 4인방이 범죄를 해결해 나가는 보기 드문 여성들이 주인공인 추리 드라마이다.

시즌 1 (2012년)은 세 편밖에 안되는 짧은 드라마인데, 본격적인 이야기는 종전 9년 후인 1952년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남편을 내조하고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 살아가던 수잔(안나 맥스웰 마틴 분)은 런던을 떠들썩하게 하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뉴스를 주목한다. 여성만을 상대로 한 잔인한 범죄에 대해 전혀 단서를 잡지 못하는 무능한 경찰을 보고 블레츨리 시절 패턴전문가였던 본인이 직접 해결하고자 한다. 그러나 경찰이 평범한 주부인 그녀의 말을 들어줄리 없다. 그래서 그녀는 동료였던 밀리(레이첼 스털링 분), 진(줄리 그레이엄 분), 루시(소피 런들 분)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들 아줌마 4인방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에피소드 1에서는 여자들이 주인공이라(선입견이었음^^) 스토리 전개도 느슨한 거 같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스토리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들 4명은 패턴분석, 지형 전문, 데이터 전문, 포토메모리를 가진 정보 수집 등 각자의 전문분야를 활용하며 범인과 두뇌싸움을 벌인다.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범인에게 접근하기도 할 때는 같이 조마조마하게 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시즌 2 (014년)에서는 두 개의 스토리를 4편의 이야기에 담았다. 블레츨리의 동료였던 앨리스(해티 모라한 분)이 살인죄로 누명을 쓰고 사형에 처해지는 위기의 여자로 나오며 시작한다. 그녀의 무죄를 알게 된 4인방은 그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또 한번 뭉쳐서 위기의 그녀를 구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후 3,4화에서는 주인공이었던 수잔이 남편의 해외전근으로 빠지고 앨리스가 같이 참여하여 밀수 및 인신매매 조직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빛나는 점은 역시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여성주의적 시선이다. 주인공들은 각자 아내와 엄마의 본분을 충실해 줄 것을 요구하는 가부장적 남편들이나 여성이라고 무시하는 성차별적 수사 환경에 자주 가로 막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성적 연대로 서로 위로하고 돌봐주면서 난관을 돌파해 나간다. 

또 립스틱, 헤어핀 등 여성적 소품들을 활용하는 여성적 코드를 디테일하게 배치하여 여성들의 섬세함이 문제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용이 시즌 1,2 합쳐서 7편 밖에 되지 않으니 부담 없이 볼 수 있으며, 특히 오늘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드라마로 추천 드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t4UqVWVFm3g#action=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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