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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김 Dec 08. 2020

자율주행 상태를 보행자에게 알려도 될까?

디자인 톺아보기 (3)

A Longitudinal Video Study on Communicating Status and Intent for Self-Driving Vehicle – Pedestrian Interaction, Stefanie M. Faas et al., CHI 2020, 을 개인적인 공부를 위해 정리한 글로 원문과 내용상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로 가득한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지나야할 관문 중 하나는, 보행자가 운전 차량이 의사소통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운전자는 스스로의 역할이 축소되었고, 이전처럼 차량 바깥에 주의를 기울 필요가 적어졌습니다. 완전히 운전대가 필요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자율주행차량은 운전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보행자에게 자신의 의도를 전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점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그들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행자는 눈 앞의 차량이 비어있는 것처럼 느끼거나, 운전자가 핸드폰을 만지거나 운전에 집중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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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정부와 기관, 산업계에서는 차량 외관의 장치나 인터페이스(eHMI, external Human-Machine Interface)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외관에 LED 등이나 프로젝터, 음성 등을 통해 보행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것입니다. 차량이 운전자에게 자신의 운전 상태나, 의도(가속할 건지, 혹은 정차할 것인지)를 알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그러나 어떤 정보를 어떻게 제공해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eHMI의 장기적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자율주행 시범사업 지역인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서 실험을 준비합니다.  이 곳에서는 우버가 태동했으며, 전동 킥보드 라임, 버드를 포함하여 40개 이상의 회사들이 자율주행과 관련된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차량 외관의 인터페이스, eHMI가 운전자의 소통을 대체할 수 있을지, 그 의도와 차량의 상태를 정확히 표현하는데 충분한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34명의, 일상에서 이동을 할 때 20% 이상을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모집하였습니다. 이들은 1) eHMI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2) eHMI를 통해 차량의 상태만 알릴 경우, 3) eHMI를 통해 상태와 차량의 의도(진행 방향/감속/가속)를 같이 알릴 경우를 나누어 참가자들에게 교차로에 접근하는 자율주행 차량의 영상을 보게 하여 자율주행 차량과 소통을 간접 경험하였습니다. 또한 영상의 시나리오에는 기존의 차량도 포함시켰습니다. 위 화면에서 차량 위의 센서는 자율주행 중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앞 유리에 천천히 반짝이는 불빛은 보행자에게 양보하려는 의도를 표현합니다. 마치 깜빡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는 운전자가 탑승했지만 마치 탑승하지 않은 것처럼 속이기 위해 앞좌석 시트와 비슷한 색의 옷을 입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두 대의 TV 화면을 통해 녹화된 시나리오 영상을 보면서, 바닥에 놓인 가상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만약 왼쪽 화면의 차량이 정지하고, 참가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한다면 오른쪽 화면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영상이 재생되는 방식입니다. 만약 차가 멈추지 않는 영상이 흘러나오는데 참가자가 이를 무시하고 건너려고 한다면 "건너면 위험합니다!"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빨간 화면이 나타나게 되어있습니다. 연구진은 비디오 녹화 기록, 센서 값, 그리고 실험 설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첫 번째로,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서 eHMI에 자율주행과 마주쳤을 때 느끼는 안전함에 대한 것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자율주행차의 eHMI가 더 많은 정보를 알려줄수록 보행자들은 안전함을 느끼고 더 빨리 길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자율주행 상태임을 알리고, 길을 양보하는 LED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죠.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는 속도가 더 빨라졌으며, 이는 보행자들이 자율주행차의 신호를 학습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로, 자율주행차의 외관 인터페이스(eHMI)의 필요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자율주행 상태임을 알리는 것이 보행자에게 신뢰도를 높이고 사용자 경험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행자에게 길을 양보할지 아니면 그렇지 않고 지나갈지 알리는 것은 신뢰 향상과 사용자 수용도 향상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단지 자율주행인 것만을 알린다면 자율주행 기술을 너무 믿게 되어 생기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이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참가자들의 차량의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면서 신뢰도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세 번째로, 자율주행 상태일 때 운전자가 자리에 없어도 되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참가자들은 비록 자율주행에 문제가 없고 LED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차량이 보행자와 소통할 수 있더라도 운전자가 자리에 없는 이유가 납득이 되어야 한다고 염려했습니다. 따라서 자율주행 중이라 하더라도 운전자가 자리에 있거나, 적어도 공석인 이유를 보행자에게 알리는 방법에 대한 모색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내는 신호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기능에 대한 학습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처음에 느꼈던 것보다 eHMI의 기능이 유용해졌다고 보고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습력이 높아졌습니다.


이들 연구진의 결과는 eHMI의 사용자를 학습시키며 효과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하고,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결국 보행자가 현재 자신의 상황, 그리고 주변 상황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일을 받아들이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차량 외관을 통한 정보 전달의 잠재력을 보았을 때, 자율 주행 차량의 의도와 상태를 정확히 알릴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개발을 우리는 낙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보행자가 안전한 자율주행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안정적인 eHMI 표시에 대한 사회적인 약속, 규제, 그리고 일반 대중들에 대한 교육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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