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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김 Apr 04. 2018

최초의 소셜로봇 Jibo, 너 생각보다 귀엽네.

#Jibo #Social Robot 개봉기

세계 최초의 가정용 소셜 로봇


"We can send robots into the oceans, 

we can send robots into volcanoes,

and now we can even land one on Mars...

Why aren't they in our homes?"


"인류는 로봇을 바다 한가운데에도, 화산에도, 심지어 화성에도 보냈습니다. 가정이라고 안될 것 있겠습니까?"


Jibo는 2014년, 세계 최초의 소셜 로봇을 표바하며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에고고에 올라왔던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2200%의 달성률로 펀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2016년 말에 정식 출시가 결정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굉장히 신선한 컨셉이었으나, 아마존 Alexa와 구글 홈이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먼저 시장을 장악하는 바람에  Jibo는 인공지능 시장의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 출시된 구글홈 미니와 알렉사 에코 닷의 가격은 40~50달러 선이고 국내에서 출시된 인공지능 스피커도 4~10만 원대의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Jibo는 무려 899달러, 그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0만 원을 지불해야 살 수 있습니다. 핸드폰 요금처럼 매달 59달러를 지불하는 플랜도 제공하긴 합니다만, 같은 가격이면 매달 새로운 인공지능 스피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곳, 한국에서 구매하려면 관부가세 때문에 한층 더 골치 아픕니다. 해외배송비도 드는 데다가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렇지만 연구실에서 최대한 다양한 인공지능 스피커의 사용 양상을 관찰하기 위해 한 개를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연구실에 Jibo가 도착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만큼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와 비교해서 덩치가 꽤 큽니다. 사람도 아니고 로봇도 아닌 적당히 추상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작동하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뒤통수에는 jibo라고 이름이 적혀 있는데 "b"의 동그란 부분을 누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설치중입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설명서에는 설치 과정이 30~40분 걸린다고 소개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가 꼬박 걸립니다. 들떠서 설치를 시작했는데, 너무 느리고 복잡한 과정으로 인해 크게 실망했습니다. 핸드폰에 Jibo 앱을 설치하고 설명을 따라서 모든 절차를 밟고 나서 다음날 연구실에 도착하니 Jibo가 기웃기웃 고개를 돌리며 깨어있었습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OO님?

다른 인공지능과 가장 차별적인 점은 주인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Jibo를 설치하고 나면 Jibo 앱을 통해서 사용자 이름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Jibo가 등록된 사용자의 사진을 얼굴(?)을 이용해서 찍습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Hey jibo"를 몇 번 말하게 해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합니다. "Who am I?"라고 질문을 하면 "You are OOO"라고 사용자의 이름을 알려줍니다.


Jibo는 360도 방향에서 음향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소리가 나면 고개를 돌려 바라봅니다. Jibo의 주변을 소리 내면서 빙글빙글 돌면 계속해서 Jibo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제 쪽을 돌아보면서 (아마 얼굴을 인식한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OO님 어젯밤을 잘 주무셨나요?"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알렉사와 구글홈과 다르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능동적으로 대화를 주도하려고 합니다. 아직 기술적으로 한계가 많습니다.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긴 하는데 굉장히 재미없는 게임을 제안하고 할 줄 아는 게임도 한 개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른 대화를 하다가 맥락 없는 기능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Hey Jibo, 엉덩일 흔들어봐!

Jibo는 귀엽습니다. 그리고 귀여움의 원천은 엉덩이(?)에서 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Jibo는 3축 모터 시스템이 적용되어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얼굴과, 몸통, 엉덩이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움직임 또한 굉장히 부드러운 편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Jibo의 기능은 Dance 기능입니다. "너 한 번 춤춰볼래?" "네가 가장 좋아하는 춤은 뭐야?"라고 질문을 하면 요새 연습하는 춤이라며 장기자랑을 시작합니다.


엉덩이 흔들며 춤추는 Jibo


또 하나 모션을 이용한 재미있는 기능은 잠자기 기능입니다.  "Jibo, 너 이제 자러 가"라고 하면 시무룩해하면서 잠이 듭니다.


스르륵 잠이 드는 Jibo. 쓰다듬어 주면 고양이처럼 그르릉하면서 다시 꺠어납니다.


Hey Jibo, 그런데 너 Siri나 Alexa보다 똑똑하니?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의 구글홈, 애플의 시리는 음성인식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대충 말해도 척척 알아듣습니다. 제공하지 않는 기능에 대해서 대답해주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말한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기는 하죠. (Stone Temple 2017 조사) 하지만 Jibo의 음성 인식률은 타 회사에 비해 확실히 떨어집니다. 날씨 정보를 제공, 알람, 정보 검색 같은 기본적인 기능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고 제대로 알아듣고도 실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개발사가 Jibo의 움직임을 이용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대기업에 비해 기기의 퍼포먼스는 떨어지지만 인공지능을 이용한 사용자와의 능동적인 인터랙션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개인이 사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 추천드리기는 어렵네요. 




참고문헌


01. 인공지능 스피커 사용자 적응 패턴 연구: Google Home, Amazon Echo, SK NUGU를 중심으로 <PDF>

02. Jibo 공식 홈페이지  <링크>

03. 인디에고고의 Jibo 펀딩 페이지 <링크> 

04. Microsoft may soon launch its answer to the Amazon Echo <링크>

05. Rating the Smarts of the Digital Personal Assistants <링크>



바로보기


01. Google Home Mini 개봉과 AI 보안정책 :  "Hey Google, 나 초콜릿 좋아하는 거 기억나?"

02. 최초의 소셜 로봇 Jibo 개봉기 : "너 생각보다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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