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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초 May 27. 2019

고민하지 않을수록 더 잘되는 이유

일을 하다 보면 커리어가 제대로 쌓이고 있는 건지, 노후가 보장될 수 있을 만큼 이 일을 오래 할 수는 있을지,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혹시 내가 다른 걸 더 잘할 수 있는 건 아닌지 고민될 때가 많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한다. 과연 시간이라는 한정된 재원을 지금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는지 계속 의구심을 품으며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했는지 검색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과 얘기도 해보고 명사의 강의도 들어보고 했지만 결국은 명쾌한 해답은 내리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성공한 사람들의 공식이 무조건 나에게 적용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머리에 오만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며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육체적인 피로를 느낀다. 고민을 하면 할수록 더 늪에 빠지는 기분이 들게 된다. 이럴 땐 고민을 멈추고 흐름에 맡기면 오히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때가 있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전부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은 그저 낭비일 뿐이다.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과 방법으로 고민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 겪고 있는 통제 불가능한 부분을 우선 받아들이고 조금씩 변화를 주어 결과적으로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다. 지금 하는 일이 내 적성에 맞는지, 커리어를 잘 쌓고 있는지 수 없이 고민한다. 이 고민은 컨트롤해야 할 변수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결과도 너무나 다양하다. 고민해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면 해보는 것도 좋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단 현재 주어진 일을 재미있게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는 워커 홀릭이 많다. 이 부류의 사람들도 본인들의 성공 비결이 일과 직업을 사랑한 결과라고 말한다.


그럼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과정을 거쳐 성공이라는 왕관을 쓸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일을 택하게 된 동기는 그저 시행착오나 우연한 기회로 일을 접하다가 하게 되었다 라는 비율이 가장 높다. 즉 어쩌다 하게 된 일을 계속하다 보니 성공하게 된 것이다. 

어쩌다 하게 된 일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그 일을 사랑하고 즐김으로써 능력과 적성을 한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 재미를 느끼지만 잘 못하는 분야는 금방 흥미를 잃어버린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잘해야 하며 무엇인가를 잘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성립된다.


결국 어떤 일에 대한 재미는 그 일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을 쏟고 관련된 지식을 얼마나 많이 갖고서 경험하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다. 성공한 사람들은 무슨 일은 하건 우선 그 일의 구조 전체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흡수하고 경험을 하다 보니 점점 재미를 붙이게 되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사랑하지도 않으며 즐기지도 못한다. 그리고 불안해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기가 진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막상 다른 일을 하게 되어도 또다시 이게 아닌데 하면서 새로운 방황을 시작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마냥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구조와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여야 하며 거기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더 해야 할지 다른 것을 해야 할지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세 번 하면 질리고 다섯 번 째는 하기 싫고 일곱 번 할 때는 짜증이 나기 시작하는데 아홉 번 째부터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라는 말이 있다. 즉 계속 반복하다 보면 일에 요령이 생겨 리듬을 타게 되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적성에도 딱 맞는 일이 언젠가 나타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특히 각 나이대별로 해야 할 일이 법칙처럼 정해져 있는 대한민국에서 취업해야 할 시기에 한 방에 본인에게 완전히 알맞은 직업과 업무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경험하고 탐험하는 것에 많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의미 있는 실패의 과정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일단 해보고 성공이나 실패를 결정해도 그리 늦지 않다. 현재의 직장과 업무가 누군가에게 간절히 바라고 그 자리에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시도는 해봐야 한다. 단순히 현재 처한 상황이 싫거나 도망치고 싶어 계속 방황만 하면 지금 하는 일에 재미를 붙여 가속도를 높이는 사람과는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TED에서 <운동선수들이 정말 더 빨라지고, 더 좋아지고, 더 강해졌을까?>로 강연을 한 스포츠 과학 기자인 데이빗 엡스타인은 어떻게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인 경기에서 신기록이 수립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는 스포츠 과학의 발달, 육체의 진화뿐만 아니라 운동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운동선수들이 점점 더 강하고 빠르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최고 운동선수와 다른 선수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에 타고난 신체와 재능이 아닌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어떤 시점이 왔을 때 훈련의 지루함을 컨트롤하여 계속해서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마음가짐"이라고 대답했다.


우리가 같은 일을 반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일을 반복했을 때 과연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의구심이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없게 만든다. 이처럼 우리는 지루함을 느끼더라도 숙연하게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모든 성장에는 불편함과 스트레스가 따른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취미로 장거리 달리기를 즐겼다. 달리기와 관련한 그의 말은 우리에게 새로운 울림을 준다.


고통은 필연이지만 괴로움은 선택이다.
당신은 달리면서 아파서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아픈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더 견딜지는 달리기를 하는 자신에게 달렸다.


고민하지 않고 어쩌다 하게 된 일을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해답의 실마리와 새로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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