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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초 Jun 04. 2019

사무실 책상이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그 사람의 책상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사무실 책상을 꾸민다. 그리고 이렇게 꾸며진 공간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다름을 느낀다.


 데스크테리어라는 말이 있다. 데스크(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사무실 책상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사무실 책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공간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는 것이 최근 트렌드다.


데스크테리어가 단순히 보기에 예쁘게 정리 정돈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는 생산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 어질러진 책상은 생산성을 떨어트린다. 서류나 필요한 물건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리가 되지 않은 책상은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그리고 불편한 사무가구들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프로게이머가 공식적인 게임을 할 때 본인의 손에 익은 키보드를 들고 다닌다. 이처럼 직장인도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손에 익은 장소와 사무기기들의 배치가 필요하다. 의자나 책상이 본인의 몸에 맞지 않으면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처럼 업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책상을 꾸미기 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책상을 꾸미기 전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일하기 좋은 무드 잡기


공간은 사람에게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를 무드(Mood)라고 한다. 연애할 때만 무드를 잡는 것이 아니다. 일을 할 때도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무드를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주는 것들이 있으면 같은 일이라도 그 공간에서 하기 싫어진다. 그래서 사무실 환경에 본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위주로 배치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템들을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시로 버리기


일을 하다 보면 쓰레기나 필요 없는 것들이 수북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때 수시로 버리지 않는다면 금방 난장판이 되고 만다. 특히 먹다 남은 커피 컵들은 하루를 넘기지 않고 버려야 한다. 휴지통을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 배치하여 수시로 필요 없는 것들은 버려야 한다.


활용하는 것과 보관하는 것을 구분하기


책상에 아무리 많은 아이템들이 있더라도 항상 쓰는 것만 쓰게 된다. 사무실 책상은 활용하는 것과 보관하는 것을 구분하여 정리해야 한다. 활용하는 것들은 일을 하며 자주 쓰는 것들이다.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손에 쥘 수 있는 위치에 놓아야 한다. 각자 가지는 습관에 따라 기억하기 좋도록 배치하면 된다. 반면에 보관하는 것들은 자주 쓰지 않는 것들이다. 조금 멀더라도 깔끔하게 상자나 보관함에 담아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한다.  


서류는 폴더로 묶어서 정리하기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물건이 서류들이다. 서류는 한 장, 두 장이 모여 금방 덩어리가 되고 만다. 서류가 쌓이는 가장 큰 이유는 혹시 나중에 필요할지도 몰라 일단 보관하는 것이다. 이것들이 뒤죽박죽 섞인다면 필요할 때 서류 찾는 것만 해도 쓸데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 된다. 그래서 서류는 비슷한 유형들끼리 폴더로 묶거나 파일에 홀더 철에서 섞이지 않도록 구분하여 보관해야 한다.


수납공간 200% 활용하기


보통 앉을자리가 지정이 되면 사물합, 서랍 등 수납공간도 함께 생긴다. 이때 수납공간을 2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일 위칸에는 주로 쓰는 필기도구, 사무용품들을 위주로 보관하고 그다음 칸부터는 빈도에 따라 서류들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거북목 예방하기


책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적신호를 불러오는 가장 큰 이유는 거북목이다. 거북목을 예방하기 위해서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모니터 받침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기적으로 정리하기


오래된 것들은 정기적을 정리하며 최적화된 공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월 1회 정도 날 잡고 전체적인 정리를 해주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무조건 책상에 정리정돈이 잘되어있다고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만의 특성과 성향에 따라 꾸미는 것이 훨씬 더 업무효율을 높인다. 그렇다면 사무실 책상 꾸미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총정리해보았다. 


1. 얼리 어답터 유형

아이템 : 기계식 키보드, 이상하게 생긴 마우스, 무선 충전기 패드 등

최첨단 장비들을 사무실 책상에 구비하는 유형이다. 어디서 저런 물건들을 사 왔는지 궁금하고 자리에 놀러 가면 탐나는 신기한 물건들이 많다.  


2. 헬스 매니아 유형

아이템 : 영양제, 홍삼, 손목 보호대, 가습기, 자세 교정 방석, 지압 슬리퍼 등

사무직들은 보통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을 책상 앞 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낸다. 속된 말로 건강을 팔아 돈을 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사무직들은 건강관리에 치명적이다. 건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 건강에 도움되는 건 다 사놓는 유형이다. 영양제는 기본으로 책상 한편을 차지하고 있고 자세 교정을 위한 각종 도구들, 지압 슬리퍼 등이 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에 건강을 몹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잔병치레가 더 많다.


3. 덕질 유형

아이템 : 각종 피규어, 굿즈 등

이 유형은 대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일반인과 덕후의 경계에 있는 키덜트 유형이다. 마블, 원나블(원피스+나루토+블리치), 카카오프렌즈, 라인 프렌즈, 건담 등 일반인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피규어, 굿즈들로 사무실 책상을 꾸민다.  둘째,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덕후들이다. 본인만의 심오한 세계에 심취하여 매니악한 피규어, 굿즈들로 꾸미는 유형들이다. 이러한 유형들은 쉽게 접근하기가 힘든 아우라를 풍긴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덕후라는 것은 본인의 소신과 주관이 뚜렷하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이다.


4. 자연인 유형

아이템 : 다육이, 스투키 등 각종 식물들, 어항 등

다양한 식물을 키우며 사무실을 푸르게 만드는 유형이다. 반려식물을 키워 심리적 안정감과 공기 정화 역할까지도 수행한다. 식물을 키우려면 물도 줘야 하고 잎도 닦아줘야 하고 보통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푸르게 잘 키우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부지런하다고 생각이 든다.


5. 미니멀리즘 유형

아이템 : 각종 서랍장 및 수납장, 케이블 정리대, 책상용 청소기 등

눈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거슬리는 유형이다. 책상 위에는 최소한의 물건만 올려놓고 나머지는 각종 서랍장, 수납장을 활용하여 깔끔하게 정리한다. 특히 먼지에 대해 자비가 없어 항상 물티슈와 휴지로 청결함을 유지한다. 이런 사람들이 보통 일도 깔끔하게 처리한다.

 

6. 만물상 유형

아이템 : 회사 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은 전부 다 있음

미니멀리즘과는 반대로 책상 위에 모든 것이 다 있다. 이런 유형의 책상을 보고 있으면 당최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책상 주인이 오면 귀신같이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낸다. 절대 육안으로는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정리 규칙이 존재하는 것이 틀림없다.


7. 서서 일하는 유형

아이템 : 스탠드 책상

아주 드물게 사무실에서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존 사무실 책상에다가 추가로 스탠드 책상을 구매하여 설치한다. 이러한 분들은 오래 앉아 있을 때 발생 위험이 높은 근육 퇴화나 당뇨 등을 걱정해서 서서 일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관종력이 없으면 절대 쉽지 않은 유형이다.


8. 개코 유형

아이템 : 각종 방향제, 섬유탈취제 등

냄새에 굉장히 민감한 유형이다. 자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방향제, 섬유탈취제 등이 구비되어 있어 악취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무실 자리 근처에는 본인은 잘 모르지만 굉장히 진한 화학 성분의 향기에 두통을 호소하는 주변 직원들이 종종 있기도 하다.


9. 여행에 미치다 유형

아이템 : 각종 여행사진, 여행 기념으로 사 온 마그넷 등

여행으로 힘든 회사생활을 버티는 유형들이다. 사무실에는 다음에 가야 할 곳의 여행사진, 예약해 놓은 비행기 티켓 등을 붙여놓고 그것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을 한다. 또한 책상 파티션 한 편에는 그동안 다녀온 곳에서 기념품으로 사 온 마그넷들이 훈장처럼 걸려있다.


10. 과자 창고 유형

아이템 : 쉽게 구할 수 없는 간식, 과자 등

회사 탕비실의 과자들로는 만족할 수 없어 개인 사비를 털어 서랍장 혹은 수납장에 각종 과자들을 세팅해 놓는다. 과자를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서랍을 열었을 때 본인이 좋아하는 간식들로 꽉 차 있는 모습을 보면서 쾌락을 느끼는 게 더 큰 것 같다.


11. 가오가 육체를 지배하는 유형

아이템 : 동기부여 명언이 적힌 각종 메모들

주로 모니터 밑단에 자신을 채찍질하는 문구나 명언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 놓는다. 이러한 유형들은 자기애가 굉장히 강한 특성을 보인다. 지나가다가 책상에 붙여진 명언들은 한 번씩 슬쩍 보면 사무실에서 흑염룡이 승천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12. 숙식 해결 유형

아이템 : 낮잠용 베개, 각종 세면도구 등

칫솔과 치약을 넘어 베개부터 폼클렌징, 샴푸, 면도기 등 모든 세면도구를 마련해 놓은 유형이다. 아쉽게도 이러한 유형들은 야근을 많이 하거나 철야 업무를 하는 유형이니 보면 잘해줘야 한다.


13. 핑크공주 유형

아이템 : 핑크색 사무용품, 생활용품 등

사무실 책상 위를 핑크색으로 깔맞춤 하는 유형들이다. 모든 물건들을 핑크색으로 세팅한다. 아직까지도 유독 핑크색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집단 속에 꼭 한 명씩 있는지는 풀지 못한 미스터리다.


14. 약국 유형

아이템 : 소화제, 밴드, 진통제 등

사무실 서랍 속에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을 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들을 구비해 놓는다. 병원 갈 시간을 내기가 힘든 직장인들에겐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명의나 다름없다. 배려심이 뛰어난 분들이다.


15. 드레스룸 유형

아이템 : 넥타이, 각종 슬리퍼, 구두, 후리스 등

자유로운 복장이 허용되는 회사의 경우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미팅, 경조사 등에 대비하여 격식 있는 옷차림을 사무실에 미리 준비해 놓는다. 후리스는 대부분 의자에 하나쯤은 다 걸쳐 있으니깐 생략한다.


16. 문구 덕후 유형

아이템 : 신박한 문구용품, 사무용품 등

물 만난 고기 들이다. 책상에 문구용품과 사무용품이 가득 쌓여 있다. 특히 펜에 환장하는 경우가 많다. 때때론 쉽게 볼 수 없는 사무용품을 구해서 오는데 업무에 큰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17. 서재 유형

아이템 : 읽지 않는 책들

책들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다. 대부분 업무 관련 책이 많긴 하나 자주 꺼내보는 책은 몇 권 없다. '다음에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빼곡히 먼지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 혹은 누군가 공짜로 준 책인데 마땅히 놔둘 자리가 없어 사무실 책상 한편에 꽂아놓고 1년 넘게 펼쳐 보지도 않는 경우도 있다.


18. 철통보안 유형

아이템 : 모니터용 보호필름

자신이 컴퓨터로 무얼 하고 있는지 상대방에게 보여주지 않겠다는 굳은 심지로 모든 모니터에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유형이다. 개인 사생활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타입으로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 막상 보호필름을 붙여놓은 사람들은 조심성이 많아 업무시간에 딴짓을 잘하지 않고, 딴짓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모니터가 훤하게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당당하게  딴짓을 한다.


19. 메멘토 유형

아이템 : 엄청난 양의 메모지

책상 위에 물건은 없고 메모만 잔뜩 쌓여 있다. 전화를 받고 적은 메모, 회의 때 적은 메모, 보고 후 적은 메모 등이 다양한 종류들의 메모가 많지만 적기만 하고 보긴 하는지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20. 조명 유형

아이템 : LED 스탠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사무실 조명과는 별도로 책상에 LED 스탠드를 설치하는 유형이다. 야근할 때 밤늦게 사무실 조명이 꺼진 후 LED 스탠드 밑 조명으로 업무를 하고 있으면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직장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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