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다 보면 MCN의 모습은 이제 쉽게 볼 수 있다. 다양한 지상파, 케이블 채널에서 MCN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었고, 그만큼 다양한 연령대에 크리에이터와 MCN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
투자시장에서의 MCN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일부 MCN 기업의 경우 향후 최대 수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기대할 만큼 평가가 나올 만큼 뜨거운 분야다. 또한 이르면 2020년부터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활약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MCN은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MCN의 성장과 함께 살펴보아야 할 분야가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BTS의 세계적인 성공은 K-POP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승승장구했다. 특히 3대 기획사라 불리는 SM, YG, JYP는 K-POP의 글로벌 시장 개척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며 쑥쑥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YG의 각종 구설수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활기는 예전만 못하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틈새를 놓치지 않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분야가 바로 MCN이다. 'DIA TV', '샌드박스, '트레져헌터' 등 국내 대표적인 MCN 회사 대부분이 엔터테인먼트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처럼만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했다면 MCN 사업은 이만큼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갖고 있는 단점들을 보완하며 추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덧붙여 MCN만의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MCN은 왜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MCN은 인플루언서 발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MCN이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인플루언서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MCN 모두 인플루언서를 발굴하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는 Top Down 방식으로 연습생을 선발한 후 트레이닝시켜 대중에게 선보여 연예인 즉, 인플루언서로 만든다. 이때 초기에 투입되는 비용이 꽤 발생하고, 실패할 경우 위험 손실도 크기 때문에 리스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MCN은 Bottom up 방식이다. 수많은 크리에이터 중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하거나 두각을 나타내는 크리에이터만 발굴해서 함께 사업을 하면 된다. 그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실패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다. 때문에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달리 훨씬 효율적으로 인플루언서를 발굴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광고 시장의 확대다. 최근 TV, 신문, 라디오, 잡지 등 기존 매체의 이용률은 감소하는 반면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매체의 이용률은 증가하고 있다. 광고 도달률이 기존 미디어보다 디지털 매체가 훨씬 높기 때문에 디지털 광고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또한, 디지털 광고는 기존 광고와 달리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타겟팅 광고가 가능하다. 굳이 보기 싫은 정보가 아닌 이 광고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을 타겟팅하여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광고의 효용성이 훨씬 높아진다. 매체별 광고비 추이에서도 디지털 광고비가 기존 매체와 거의 유사한 규모까지 확대된 것을 볼 수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힘은 결국 콘텐츠에서 나온다.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고 이와 동시에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MCN의 영향력도 함께 커질 것이다. MCN은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광고를 하고 싶은 광고주와 광고를 수주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크리에이터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인플루언서의 수가 예전보다 몇 배, 몇십 배 증가하면서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어떤 인플루언서를 광고에 활용해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어떻게 컨택해야 할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MCN은 광고주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최적의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중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광고주는 MCN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셋째, 콘텐츠의 OSMU(One Soure Multi Use)의 가능성이다. 콘텐츠는 다른 산업 분야와 달리 OSMU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다. 기존의 대기업형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 등으로 콘텐츠의 여러 가지 제약사항이 많았다. 그러나 디지털 세상에서 만드는 콘텐츠는 주제에 대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다양한 주제로 자유로운 방식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콘텐츠의 특성을 활용하여 어떤 분야와도 협업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콘텐츠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무한한 확장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크리에이터 혼자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일을 전문적으로 맡아 진행하고 사업의 파이를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MCN이다. 예시로 MCN은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보유한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하여 굿즈, 이벤트, 상품 판매 등 마케팅과 커머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MCN에게도 넘어야 할 산들이 여러 존재한다.
첫째,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익 모델 확보가 필요하다. MCN의 가장 기본적인 수익은 크리에이터들의 애드센스 수익을 분배하여 창출한다. 광고 수익이 창출되면 유튜브가 45%를 가져가고 나머지 55%를 크리에이터와 MCN이 나눠 갖게 된다. 때문에 흔히 말하는 성공적인 조회 수인 100만 뷰를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MCN이 갖고 가는 수익은 MCN 기업이 투자하는 금액, 장비 비용, 인건비 등을 충당하고 이윤을 남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게임, 키즈, 뷰티 등 탄탄한 콘크리트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MCN의 경우 광고 수익으로도 이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 외 분야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브랜디드 콘텐츠, 커머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상황이며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MCN이 한 단계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K-POP도 싸이와 방탄소년단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로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체의 파이를 확대시킬 수 있었다. MCN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제이플라'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 크리에이터 비중으로 봤을 때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내 MCN 기업들도 이를 인지하고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해외 MCN 기업 및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과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긴 하나 구체적인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다. 영상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려운 점은 콘텐츠가 각 나라의 문화와 트렌드, 국민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인건비가 비싸고 개인주택 거주자가 많기 때문에 DIY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 유럽의 경우 다문화 음원 커버 영상, 자연 영상들을 주로 즐긴다. 인도의 경우 발리우드의 영향으로 뮤직비디오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 그러나 K-POP이 흥행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든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이를 적극 활용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셋째, 콘텐츠 관리 대응책이 필요하다. 1인 영상 콘텐츠는 별도의 규제 기관이 없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 조회수를 노린 어그로성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 허위 광고 등이 방송될 경우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소속 MCN에도 상당히 큰 타격이 온다. 물론 1차적으로 MCN에서 필터링을 거친 후 유튜브에서도 관리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저퀄리티의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가 모든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고 만족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물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위기관리 대응책을 마련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크리에이터 지원에 대한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 크리에이터가 MCN에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파트너십이다. 소속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십을 통한 다양한 협력들을 통해 본인의 영상 콘텐츠에 더 많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지원, 저작권 보호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익의 일정 부분을 MCN이 가져가기 때문에 이에 걸맞는 지원들이 필요하다. 기존 MCN에 가입하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은 정부 혹은 유튜브에서도 받을 수 있게 점차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될 경우 향후 크리에이터는 굳이 수익을 나누며 MCN에 가입을 해야 할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차별점을 갖기 위해서는 MCN에 가입해야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지원 혜택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MCN이 처음 등장했을 때 부터 지금까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고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분야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크리에이터들이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생산된 콘텐츠를 산업 전 분야에 적재적소에 쓸 수 있도록 만드는 MCN 기업이 MCN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