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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초 Sep 26. 2019

배달의 민족이 웹툰 시장에 진출한 이유

 지난 8월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뜬금없이 웹툰 플랫폼 '만화경'을 런칭했다. 사실 배달의 민족의 행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 뜬금없는 일은 아니다. 우아한 형제들은 예전부터 한나체, 주아체 등 한글 서체 개발, 음식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 F' 발간, '배민 라이브'를 통한 인디 뮤지션 지원, '배민신춘문예',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 'ㅋㅋ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개최하며 꾸준하게 콘텐츠 산업에 눈독을 들여온 스타트업이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 문화행사들은 배달의 민족 마케팅, 브랜딩의 일환으로 연계된 프로젝트였다면, 웹툰 플랫폼 '만화경'은 '배달의 민족'과는 연동하거나 홍보에 이용하지 않는 아예 별도인 콘텐츠 사업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에게 훌륭하게 브랜딩 되어 있는 '배달의 민족'과 연동하지 않는 부분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우아한 형제들' 차원에서도 '배달의 민족'이라는 거대한 그늘에서 벗어나 '우아한 형제들'이라는 본연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즉, '우아한 형제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음식 배달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 무궁무진한 문화콘텐츠 산업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우아한 형제들'은 수많은 콘텐츠 사업 중 왜 하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을까?


 첫째, 웹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다. 세계 최초로 웹툰 서비스를 실시한 나라가 어디일까? 바로 우리나라다. 즉, 대한민국이 웹툰 종주국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다음 웹툰을 시작으로 웹툰 서비스를 실시했다. 이후 2014년부터 웹툰 다음 회차를 유료로 결제하면 미리 볼 수 있는 유료화 시스템을 선보이며 웹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웹툰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2018년 국내 웹툰 시장은 2,228억원 규모로 작년 대비 35%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한 글로벌 만화 시장의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미국의 웹툰 플랫폼 1위 업체도 우리나라 기업인 네이버(라인 망가(일), 라인 웹툰(미))일만큼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웹툰은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처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웹툰 시장이 우아한 형제들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둘째, 웹툰 시장은 활발한 소비자의 참여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다. '배달의 민족'에서 출발한 우아한 형제들은 음식점 사장님과 손님의 활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배달음식문화산업 생태계를 이끌어왔다. 웹툰 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작가와 독자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간격을 좁히고 웹툰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IP(지식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는 웹툰 시장에서는 더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배달과 웹툰 모두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함께 공유하겠다는 '우아한 형제들'의 목표에 부합하기 때문에 훨씬 더 웹툰 시장 진출이 용이했다고 볼 수 있다. 



우아한 형제들의 웹툰, 성공할 수 있을까?


 '네이버 웹툰'이 압도적인 시장을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국내 웹툰 시장에서 우아한 형제들의 웹툰은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 우선 우아한 형제들만이 갖고 있는 B급, 마이너한 감성을 활용하여 기존 웹툰 플랫폼과 차별점을 아래와 같이 들고 왔다. 

기존 웹툰 플랫폼과 웹툰 플랫폼 '만화경' 차별점

 

웹툰 플랫폼 '만화경'

 우선 반응은 나쁘지 않다. 어린 시절 흑백으로 된 두꺼운 만화 잡지를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을 다시 느껴볼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년 만화 잡지

 그러나 결국 수익성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전망이 밝기만 할 순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웹툰 시장은 유료화가 진행된 후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다만 아직 우아한 형제들 측에서는 사업 초기단계인 만큼 독자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유료화 전환이나 광고 삽입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웹툰계의 큰 형님들인 '네이버 웹툰' '다음 웹툰'이 유료화를 통한 수익 모델을 시장에 잘 안착시켰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자들도 웹툰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갖지는 않는다. 

네이버 웹투은 쿠기란 결제 수단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쿠키를 계속 굽게 만든다. (출처 : 한국온라인광고협회)

 그러므로 '만화경' 또한 수익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웹툰을 전면에 내서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다른 웹툰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유입 경로 및 두터운 마니아 독자층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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