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의 이야기 두번째
"참 후회는 돼요. 신고하지 않은 제 자신이요. 그거에 대한 후회가 자책이 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시작했어요"
' 자기 잘못이 아닌데 왜 본인을 채찍질 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궁금하시죠? 진짜 어이 없을걸요?"
나는 팀장에게 먼저 고했다.
대리가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었고, 그래서 정말 저녁을 먹기위해 갔었는데
그자리에서 술을 먹은 대리가 본인 집에서 본인이랑 자고가자고 말했고
가지 않던 나를 따라와서 계속 때렸다고.
처음에는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마치 모든 걸 날 도와줄 것 처럼 말했다.
그때까지는 나도 그랬다.
역시 세상에 벌받을 사람은 벌받아야한다고.
난 반드시 이길 것이고,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하지만 대리는 나보다도 10년을 더 산 삶의 짬밥이 있었고,
노련하게도 나를 더욱 이용해 먹었다.
'송이씨가 따라가긴 했잖아요.. 그러면 잘못된거죠..'
"뭐라구요? 밥 먹자고 해서 간게 왜 제 잘못이에요? 밥도 못먹어요?"
'어쨌든, 상대방이 다른 해석을 하게끔 원인을 만든건 송이씨에요'
"제가 무슨 해석을 하게 했는데요? 저는 그냥 저녁을 같이 즐겁게 먹었을 뿐이에요"
'그런게 잘못된거에요. 원래 남자가 그렇게 하는거면 다 의도가 있는건데 왜 몰라요?'
"저 진짜 죄송한데,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요. 남자들의 의도라니요? 진짜 이거 진심이세요?"
'송이씨, 입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죠? 대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에요.
사실 송이씨 의견을 들어주긴 힘들어요. 그리고 송이씨.
남자 인생 망치기보단 그냥 송이씨가 없던 일로 해줘요'
"..."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잘못한 사람은 오히려 회사에서 더욱 당당해졌고
나라는 사람은 '남자인생 망치려 했던 여자' '꽃뱀'이 되어있었다.
수많은 소문들 속에서 나는 견뎌내야했고, 일은 해야했다.
당당해진 그는 오히려 자신을 공격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
프린트 하면 프린트기에 가서 내 복사서류를 일부러 파기한다던지,
나를 일부러 불러 세워놓고 가만히 서있으라고 시킨다던지
내가 잘못하지 않은 것도 나때문이라고 나에게 꼽을 준다든지 등등
회사와 사무실에서 나는 점점 기가 죽어갔고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
나는 나를 믿지 못했고, 정말 그들이 원하는 방향인 것 마냥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마음은 억울한데 이성적으로는 회사때문에 내 탓을 하려다 보니 병들어갔다.
그렇게 울며 밤을 지새우고,
세상을 탓하고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지르고 하던 날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렇게 나는 병원을 가게 되었다.
"진짜... 제 딸이었다면 저 정말 여기서 쓰러질 수도 있어요. 저 정말 너무 화가나구요 송이씨.."
"괜찮아요. 이미 6년이나 지났어요. 물론 잊지는 못했지만 이젠 무덤덤해졌달까요"
"아니에요. 그건 무덤덤해진게 아니에요. 송이씨 마음속 어딘가에 계속 묻어놓고 누르고 있는거에요"
그런걸까?
그래서 난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그날의 상처가 가끔씩 떠올라서 내 주변을 멤도는 걸까.
"송이씨. 6년간 그일만 있었지는 않았을거에요. 또 다른 일들도 송이씨에게 있었나요?"
"또다른 일요? 많았죠. 그래서 병원을 끊지 못했어요.
아니, 병원을 끊어보려 했지만 제가 다시 찾아갔아요. 살려달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