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희 Aug 09. 2022

장마 2


  장마 2


         김경희



부지런함에 닳고 닳아

반질거리던 어머니의 부엌은

반닥거리는 까만 흙바닥이었습니다


장마 비가 내리던 유월의 어머니 부엌은

안과 밖을 종종대는 고무신 따라

물기로 촉촉하게 분칠 합니다


장마의 날들은 축축함의 연속이라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가 대장 되어

먼지로 뒤덮인 어머니의 부엌에

물기를 끌어다 토닥거려 줍니다.


장마의 하루가 무심히 지나가고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11자를 긋고 멈출 줄 모르는 물세례에

‘하늘에 구멍이 났나?’


어머니의 부엌 네 귀퉁이에 피어나던

푸른곰팡이들의 아우성이

지금도 조곤조곤 들려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금이 되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