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은 정말 무해한가?

돌싱과의 연애 #1.

by 성대리

착한 사람은 무해하지 않다.

아니, 정확히는 '착해 보이는 사람'은 무해하지 않다.


착한 가면을 쓴 Yes-man.

그 무엇보다 유해하다.



나는 '착한 남자'를 좋아한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맑은 인상과 선한 웃음에 그저 '무해함'이 흘러넘치는,

온화하고 다정한 남자.

조금 옛날 말로는 '초식남',

요즘 말로는 '에겐남'이라고 불리는

MBTI로는 흔히 IXFX형 남자.


내가 생각하는, 내가 믿는, 이들의 대표적 장점은 이러하다.

- 허세가 없고, 자기 이야기보다는 '상대방'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 그렇기에 공감형 대화가 잘 된다.

- 공격적이지 않고, 갈등 해결이 원만하다.


그런데

'착해보이는 사람', 그저 웃는 얼굴을 한 YES맨

대체로 이와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그들은 회피형, 불안형, 애정결핍형 인간이다.

그들의 무해한 웃음은 해결이 아니라 회피이다.




투자모임에서 자주 보이던 서른 일곱 살의 그는

검정 자켓에 검은 뿔테 안경, 서글서글 웃음을 가진 젠틀맨이었다.


'해외 주식 전문 투자자'으로 포지셔닝된 그는

본업 '공기업'맨과 부업 '주식 강사'라는 타이틀이

딱 잘 어울리는, 깔끔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풍겼다.


이 모임 남자들 중 유일한 "I(내향)" 성향을 가진 탓인지 유독 대화할 기회가 없었고,

어느 날 내가 다가가, 그를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


가까이서 본 그는

한 분야에 대해 한번 발언권을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떠드는 사람이었다.

말을 조금씩 더듬기도 하면서도,

가끔은 이야기의 맥락을 잃을 만큼 몰입해서 빠져나올 줄 몰랐다.

의외로 순박하고 너드 같은 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유독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는

'그건 제 담당 업무가 아니라서요'라는 한 마디를 못 해

혼자 인간 처세술에 대한 책을 읽고,

독서 모임에서 조언을 구하는 사람.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자가 치유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서른 일곱 직장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금은 의아했지만,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그 '무해한' 모습을 한 그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되기까지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랫듯이, 의아함이 모이면 곧 기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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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가 한번쯤은 만나본,

혹은 앞으로 한번쯤은 만나게 될

반드시 피해야 할 애정결핍형 인간의 전형적 특징과

그들의 사랑 방식.


결핍은 어떻게 한 인간을 망가뜨리는가,

그리고 다시는 엮이기 싫은, 그 망가진 유형의 인간들을

끌어당기고 끌렸던,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않았던

나와 우리의 내면에 대한 고찰과 기록.


[돌싱과의 연애_결핍의 모든 증상]


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