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국가인 우르크와 한국을 배경으로, 강한 전투력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고 있는 장교 유시진(송중기 분)과 당찬 성격으로 인본주의적 의술을 시행하는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의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는 <태양의 후예>는 “했지 말입니다”군인 말투의 유행, 거미 <You are my everything>를 비롯하여 케이윌의 <말해!뭐해?>, 윤미래의 <Always> 등 배경음악 OST(Original Sound Track)의 음원차트 1위 석권, 한류열풍까지 이른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출처 : KBS 공식홈페이지
2016년 2월 24일부터 방송한 <태양의 후예>는 최고시청률 38.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면서 유튜브의 성장과 넷플릭스의 국내 상륙으로 긴장감이 가득한 지상파 방송사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특히 KBS 입장에서 <태양의 후예>는 2010년 <추노>와 <제빵왕 김탁구> 이후 약 6년 만에 시청률 30%를 넘긴 드라마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콘텐츠였다. 시청률 10%만 넘어도 대박드라마로 평가받는 2024년에서 봐도 엄청난 시청률이지만, 당시 지상파 방송사 외에 CJ 계열 등 유료방송사가 증가하고 IPTV를 통한 VOD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실시간 방송에 대한 이용 감소되던 2016년에도 시청률 30%는 매우 의미 있는 수치였다.
2. 2016년 가을, 시작만 창대했던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2006년 중국에서 출간된 베스트셀러 소설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한 2011년 중국 후난위성 TV에서 방송된 중국드라마‘보보경심’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동명의 작품을 한국에서 리메이크했는데, 고려시대로 변경하면서 원작 제목에 려를 추가하면서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라는 제목으로 2016년 8월 29일 SBS에서 방송되었다. 동시에 중국에서도 방송되었고 당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이슈로 인하여 중국과의 외교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시기였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시청률에서 드라마 초반 동시간대에 MBC에서 방송되고 있던 <몬스터>에 밀렸으며 이후에는 KBS <구르미 그린 달빛>에 밀렸다. 닐슨 수도권 기준으로 1회 8.0%로 시작하여 드라마 중반회차에는 6%로 떨어졌다가 최종회였던 20회는 12.2%로 종영했다. 12.2%는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동시간대 <구르미 그린 달빛>이 종영하고 기록한 수치여서 의미가 퇴색되었다.
이준기는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의 남자>의 주연배우였고 가수 아이유의 인지도도 이미 매우 높았던 반면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연배우 박보검은 당시 실질적으로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상황이었다. <응답하라 1988>로 인해 박보검의 인지도와 인기가 상승곡선에 있었으나, 당시 <응답하라 1988>의 혜리가 주연을 맡았던 2016년 4월 SBS 드라마 <딴따라>가 평균시청률 8.0%에, 류준열이 주연을 맡았던 2016년 5월 MBC 드라마 <운빨 로맨스>도 최종회를 6.4%에 그치면서 기대에 미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응답하라 1988>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박보검은 전작인 <응답하라 1988>에서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캐릭터를 맡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후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철없는 왕세자를 비롯하여 카리스마 연기까지 호평을 보였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 전 시청률 20% 달성을 공약으로 걸었고, 이를 달성하자 20106년 10월 19일 경복궁에서 팬사인회를 했는데 약 5천여명의 인파가 몰려들기도 했다.
SBS 및 KBS 공식홈페이지 출처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첫 회부터 조연배우 백현, 남주혁, 지수 등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또 퓨전사극인 만큼 제작발표회에서 김규태 프로듀서는 “기존 사극과 다른 새로운 사극을 만들어보고자 한다”면서 사극말투를 구사하지 않으려 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기에 원작 드라마와 달리 고려를 배경으로 하면서 광종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실제인물만 차용했다는 비판을 비롯하여 사전제작이어서 중간에 문제점에 대해 보완할 수 없다는 한계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3. 국내 시청률이 반드시 전부가 아닌 해외수출
국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드라마인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중국의 동영상업체 유쿠로부터 회당 40만 달러(약 4억 5천만 원), 총 800만 달러(약 90억 원) 규모로 수출됐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투자 및 공동제작사로 참여한 유니버셜이 국내 제작사인 <바람이 분다>와 중국 유쿠 사이에 수출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창구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시청률이 높지 않았고 광고 수익이 크지 않았다고 하여 바로 단순히 적자 드라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구르미 그린 달빛>도 해외수출된 작품이지만, 사전제작작품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중국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 못했고 동 시간대 지상파 시청률 3위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수익원을 통해서 드라마 제작비용 이상의 금액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예시로 들었다. 다음 글에서는 국내 드라마의 한류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