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광고의 미학과 도전사

3. 한계를 극복한 참신한 간접광고

by 지유자

1. 규제 이외의 한계


전편에서 언급한대로 간접광고는 방송광고의 하나에 해당한다. 때문에 시간과 크기 등에서 제약을 명시적으로 받고 있다. 이러한 규제 이외에도 받고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시대극에 있어서 간접광고는 한계가 뚜렷하다.

조선시대 또는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에서는 상황에 맞게 간접광고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상품이나 서비스가 산업화시대 이후에 생겨난 것인데, 농업사회였던 조선시대를 포함한 한반도 역사에서 그 시대에 있었던 상품이나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3년 SBS 평일드라마 <장옥정>에서는 극 중 숙종이 시장을 다니는 장면에서 푸줏간 간판으로‘목우촌’을 간접광고 형식으로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장옥정>의 제작사 스토리티비 측은 “숙종이 한글을 즐겨 사용했고, 시대적으로 한글간판을 많이 사용했다는 역사적 기록을 참고하여 간접광고를 시도했다.”라고 하면서 PPL임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간접광고는 방송법시행령 제59조의 3에 따라 해당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간접광고로 인하여 시청자의 시청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상품의 과도한 노출이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간접광고를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렇게 시대극에서 간접광고의 개연성이 매우 떨어지고 프로그램 시청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장애물을 안고 있다.


2. 시대극과 간접광고


시대극에 간접광고를 넣은 것은 제작비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시대극의 제작비는 현대극에 비해 보통 2배 이상 소요된다. 시대극은 각종 의상과 지정된 곳에서만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소섭외 때문에 준비 및 촬영기간이 현대극에 비해 길어져 비용부담은 커지는데, 반대로 제작비의 일부로 활용될 수 있는 간접광고가 어렵다는 것은 이중고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에는 주 52시간 제도 도입으로 이동 및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어 제작인력에게 소요되는 비용이 더욱 증가했다. 2023년 방송된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은 KBS 대하사극 중에서 처음으로 1TV가 아닌 2TV에서 방송되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1TV에서는 광고를 붙일 수 없고 오로지 제작협찬만 가능하기 때문에 고려거란전쟁의 제작비 및 최소한의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하여 KBS도 편성과정에서 2TV를 선택했다.


3.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미스터션샤인> 간접광고


2018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24부작으로 <파리의 연인>,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등 주연배우만으로도 기대감이 컸지만, 미디어산업 측면에서 볼 때도 많은 화제거리를 갖고 있는 콘텐츠였다.

출처 : CJ ENM홈펭이지

<미스터 션샤인>은 시대극이고 작가와 배우 등 몸값이 높아 총 제작비가 430억원에 달했다. 이를 회당 제작비로 산정해보면 약 17.9억원인데, 2018년 당시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된 것이었다. 2018년 상반기 드라마 KBS <슈츠>의 제작비가 약 8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비가 고액임을 알 수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하면서 총 430억원의 제작비 중 약 70%에 달하는 280억원의 제작비를 넷플릭스로부터 지원받았다.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는 70%의 수입을 이미 확보했고, 여기에 TV 본방송에서 집행되는 광고와 부가적인 수익을 생각하면 적어도 적자는 걱정하지 않은 수준이 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다만, 제작사가 CJ 계열사임에도 티빙에 스트리밍하지 못한다는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1800년대 후반인 구한말을 배경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광고업계에서도 <미스터 션샤인> 역시 시대극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간접광고를 위해서 구한말인 1800년대 후반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코카콜라 등 미국 브랜드 소수만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출처 : 파리바게트 홈페이지


<미스터 션사인> 광고는 기존 관행과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기존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간접광고 방식을 창출해냈다. 기존 브랜드 또는 상품을 드라마와 예능에서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노출하는 것에만 집중했던 예전 간접광고와 달리 <미스터 션사인>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여 간접광고를 통해 노출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는 당시 획기적인 간접광고로 인정받았다. 19세기 후반 저잣거리 장면에서 등장하는 ‘불란셔 제빵소’가 등장하는데, 이는 SPC 프랜차이즈 상호인 ‘파리바게트’를 형상화한 브랜드명이다. 프랑스를 뜻하는 한자화한 것인데, 상품으로 등장한 눈깔사탕, 무지개 카스테라 등을 주인공이 맛을 보는 장면을 노출시킨 이후에 파리바게트 전국 지점에 동일한 명칭의 상품을 출시하는 새로운 형식의 간접광고를 시행했다. 이외에도 극 중 주인공이 경영하는 호텔 커피숍에 탁자 매트에 특정 까페상호를 적어놓아 노출시키는 등 자연스러운 간접광고에 해당하는 사례를 여럿 만들어냈다.


4. 간접광고의 또다른 도전을 기대하며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도 간접광고는 협찬과 더불어 제작비용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특히 주52시간제도 도입과 넷플릭스 등 OTT 사업자 증가로 인해 콘텐츠 제작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간접광고는 제작사에게 매우 중요한 재원이다. 일반광고는 제작 이후에 확보할 수 있지만, 간접광고는 사전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방송법에서 규정한 부분을 모두 준수한 간접광고라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의 내용과 무관하게 느껴지거나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OTT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에는 주된 수익재원이 광고가 아니라, OTT 가입자의 구독료이기 때문에 간접광고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향후 <미스터션사인>에서처럼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간접광고를 하기 위해 시도될 것이며, 어떠한 새로운 방식의 간접광고가 나올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끝]


ps-최근 해외체류로 인해 약 한달간 글을 업로드하지 못했습니다. 격려와 관심 가져주시면 향후 더 많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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