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평화로운 아빠가 없는 집
아빠가 집을 떠나고 얼마 있지 않아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이름은 따로 없다.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 많았고 다 똑같이 생겼다.
그전부터 올챙이를 키워보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500원을 주고 개구리알 한 봉지를 샀다. 집으로 가면서 투명 봉지에 담긴 개구리알들을 몇 번이고 들여다봤다. 알만 봐도 귀여웠다.
‘빨리 올챙이가 되면 좋겠다!’
집에 돌아와 보니 개구리알들을 풀어놓을 마땅한 통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A+과학나라에서 쓰던 네모난 실험용 플라스틱 통에다 수돗물을 넣고 알들을 풀어놓았다. 그리고 햇빛을 보면서 빨리 자라라고 베란다 창가에 올려두었다. 빨리 올챙이가 태어나길 기다리며 매일같이 통 안을 들여다보았다. 매일 그렇게 구경했다.
알에서 올챙이가 많이 태어났다. 하지만 물을 갈아주려다 몇 마리를 놓쳐 하수구로 보내버리고 몇 마리는 물속에서 꺼내어 만져보려다 죽여버렸다. 이런 가혹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올챙이들은 금방 뒷다리가 나고 앞다리가 났다. 올챙이들이 자라는 걸 보니 귀엽고 재밌었다.
‘빨리 개구리가 되면 좋겠다.’
노래에서 배우기론 뒷다리가 쑤욱 나고, 앞다리가 쑤욱 나고 나면 개구리가 된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개구리가 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엄마에게 물어보니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려면 물속에서 나와야 하는데 통에 갇혀있으니 물속에서 죽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당장 아파트 화단에서 큰 돌멩이 하나를 주워왔다. 그 돌을 플라스틱 통에 넣고서 이제는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제발 개구리가 되면 좋겠다.’
그렇게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플라스틱 통을 구경했다.
어느 날 드디어 새끼손가락 마디만 한 네 발 달린 올챙이가 돌멩이 위로 올라왔다. 정말 귀여웠다.
이 녀석은 곧 개구리가 될 것이다! 내가 키운 개구리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다음날 학교에서도 ‘개구리가 됐을까?’ 기대하며 시간을 보냈다. 학교에서 돌아와 가방을 현관 바닥에 던지고 플라스틱 통이 있는 베란다로 갔다.
“개구리~개구리~”
나는 흥얼거리며 플라스틱 통에 든 돌멩이를 보았다.
‘아…’
네 발 달린 올챙이는 개구리가 아닌 화석이 되어있었다. 돌멩이 위에서 햇빛을 너무 많이 받은 탓인지 말라비틀어져 돌멩이에 붙어 있었던 것이다. 난 말라비틀어진 올챙이를 한참 바라보았다.
개구리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엔 병아리를 키워보기로 했다. 병아리는 정말 잘 키울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