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하늘색 풍선
"파란하늘 하늘색 풍선은
우리 맘속에 영원 할거야
너희들의 그 예쁜 마음을
우리가 항상 지켜 줄거야"
어린 시절 집안의 갑작스런
경제적 변화, 전학, 관계 속의 실망 등으로
의욕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때가 있었다.
그때 한창 인기를 끌던 가수 god 를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마음에 담고 있다.
오랜 시간 애정했던 마음 탓일까.
아무것도 관계로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그냥 가족같은 느낌이 든다.

재결합 이후 거의 일 년에 한 번씩 꾸준히 열리는
콘서트에 개근 중인데,
매번 가도 매번 새로운 이 느낌을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팬분들이라면 무척이나 공감할 것이다.

몇 년 전에 심한 감기로
하루종일 누워 있던 날 콘서트가 있었다.
예매해 놓은 표를 어찌 할 수 없어
겨우 겨우 몸을 일으키고,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타고, 거의 2시간에 걸쳐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진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스탠딩으로 하루종일 서서 관람하는 그 일정을
너무 신나 방방 뛰며 즐겼다.
끝나고 돌아오는 동안에도 여운이 남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던
행복 바이러스에 휘감겼던 그날의 기억을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다.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벅찬 감동.
첫 곡이 울려 퍼지는 그 웅장한 사운드와,
다섯 명의 움직임과 목소리에서 오는 전율,
매년 방문해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스스로도 신기하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노래를 좋아하던 나의 시기가 떠오르고,
추억이 더 짙어지고,
함께 세월을 쌓아가는 가수와 팬의 시간이
뭐라 딱 꼬집어 표현할 수 없지만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AI가 모든 것을 다 유능하게 해내는 발빠른 시대에
감성을 채워주는 가수와 팬의 오랜 관계가,
AI는 건드릴 수 없는
이 무언의 관계성이 참 마음에 든다.
내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 수 있는 최애 가수가
오랜 세월을 머금고 내 마음에 있고
더 많은 세월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어어... 갑자기 힘이 불끈 생겨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