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촛불하나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져 있었기에
불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가고 ..."

좋아하는 god 노래 중에
'촛불하나' 라는 곡이 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남들처럼
크게 마음에 와닿는다기보다는
그냥 인기 있는 곡이고,
좋아하는 가수의 곡이라서
좋다는 마음이 더 컸다.
성인이 되고 나이가 점점 쌓여가면서
이 노래가 이렇게나 공감되고 힘이 되는 노래였나
새삼 다시 느끼고 있다.
어린 친구들에게, 청춘들에게 힘을 내라고
들려주는 가사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린 시절을 훌쩍 뛰어넘어 아득해진
지금에 와서 이렇게나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는지
곱씹을수록 마음에 위로를 많이 느낀다.

얼마 전 새로 시작된 직장내 프로젝트로 인해
장거리 외근을 보름을 오가게 되었고,
빠듯한 일정 속에 해야 할 일은 산더미였고,
집 옷장이 망가져 새 가구를 들여놓느라
없는 시간을 쪼개 옷 정리를 하고
가구 들어올 공간을 치워 놓아야 했고,
덕분에 수면 시간은 계속 줄어
피곤함과 예민함이 수북수북 쌓였고,
식사도 거르며 일을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마음이 꽉 막힌
그런 시간을 보냈다.
홀로 장거리 외근을 오가고
일에 대한 무게감과 집안일까지 겹쳐
모든 것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게 짓눌리자
걷잡을 수 없는 외로움이 느껴졌다.
허무한 감정도 파도처럼 휩쓸더니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이것저것 책임을 지고 있는 걸까.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꾸만
머리와 마음을 채찍질했다.

그러던 중 무심히 휴대폰을 보는데
직장동료들, 친구로부터 기프티콘과 함께
힘을 주는 정성스런 메시지들이 도착해 있었다.
갑자기 이 힘나는 메시지들로 인해
어깨가 펴지고, 얼굴이 펴지고,
열정이 마음에 타올랐다.
무거운 짐처럼 짓눌렸던 마음이
이렇게 한순간에 풀려 버렸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
그래, 내게 맡겨진 일
언제나처럼 성실하게 해내야지!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나는 참 좋아하고 많이 생각하는데
타인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그런데 잘 따지고 보면
나의 심증만으로 넘겨 짚을 때가 많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
삐뚤게 판단할 때가 있고,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제때 표현이 되지 않을 때가 있고,
마음에 있는 고마움이
말로 전달되지 않을 때가 있다.
어느 날 무심히 그 진심이 전해질 때
나 혼자 오해하고 있구나,
쓸데없이 넘겨 짚고 있구나 반성할 때가 있다.
물론 진심을 가식으로 받아들이는
멀리 해야 할 관계들도 때로는 있지만,
소수의 잿빛 마음만 보고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까지
섣불리 미워해 버리는 잘못은
내 어리석음이지 않을까.
스스로도 신중함 때문에
타인에게 제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면서
나는 안 그런 것처럼 타인에게 더 기대감을 품고,
쉽게 오해 섞인 판단을 해 버리고,
실망을 너무 쉽게 하지 않나 반성을 하게 된다.
반성의 횟수가 쌓일수록
이제는 쉽게 그런 쓸데없는 생각에 휩쓸려
타인을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재의 시간에서 진심으로 대하고
그 진심에만 충실하기!!
내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칠흙같이 어둡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 주변에서 자리를 항상 지키고
나를 바라보는 진심의 마음들이 꽤나 많다고
god 노래의 촛불하나를 떠올리며
마음의 파도가 높아질 때마다
잔잔하게 다독여본다.
휩쓸리지 말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