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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RE

Bar 시험 이전의 도전

by Khan KIM

캘리포니아 변호사가 되려면 (1) MPRE (Model Professional Responsibility Exam)과 (2) State Bar Exam을 통과하고, (3) Moral Character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오늘은 MPRE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한다.


많은 외국인 변호사들이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MPRE를 가볍게 여기는 실수를 한다. 나 역시 과거 MPRE 첫 시험에서 똑같은 함정에 빠졌었고, 두 번째에야 합격했다. 두 번의 MPRE 도전을 통해 얻은 교훈과 효과적인 준비 전략을 공유하고자 한다.


MPRE가 정말 어려운 이유


MPRE의 난이도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시험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이 시험은 단순히 변호사의 윤리적 행동 기준을 묻는 것이 아니라, ABA (American Bar Association)에서 마련한 MRPC (Model Rules of Professional Conduct)의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지를 테스트한다.


예를 들어, contingent fee(성공보수) 약정에 관한 문제를 보자. 문제에서는 변호사가 합리적인 보수를 책정했고, 모든 세부사항을 고객에게 설명했으며, 서면 계약서까지 작성했다고 제시한다. 언뜻 보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답은 "변호사가 징계를 받아야 한다"이다. 왜일까? 바로 고객의 서명이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MPRE는 규정의 극히 세부적인 요건 하나하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예로, 변호사의 비밀유지 의무와 그 예외 상황이 있다. 규정상 변호사는 타인의 사망이나 중대한 신체적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밀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may disclose). 만약 누군가 당장 생명의 위험에 처했는데 변호사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징계 대상일까? 답은 "아니다". 공개가 의무가 아닌 재량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런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까다로운 점은 추론이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임료 변경(fee modification)에 관한 문제에서, 한 선택지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므로 (fair and reasonable) 적절하다"이고 다른 선택지는 "변경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sufficiently disclosed) 적절하다"일 때, 정답은 전자다. 왜냐하면 fee modification에 관한 rule 요건이 "공정하고 합리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설명은 당연히 바람직하지만, rule에서 언급한 요건이 아니므로 정답이 될 수 없다.


첫 번째 시도


나의 첫 MPRE 도전은 완벽한 실패였다. 시험 5일 전까지 Themis 강의를 들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강의는 Professional Responsibility와는 전혀 관계없는 Real Property 교수가 강의안만 읽는 수준이었다. 강의 자체가 도움이 되지 않았고, 강의 outline도 거의 내용이 없다시피 했다.


남은 5일 동안 Themis 문제를 풀기 시작했지만, 강의 outline에 내용이 없다보니 시험 문제에서 요구하는 깊이 있고 세부적인 내용들은 전혀 커버가 안되었다. 문제를 풀 때마다 틀리고, 해설 내용을 강의안에 옮겨적기에 바빴다. 충분한 양의 문제를 풀지 못하다 보니 어떤 쟁점이 얼마나 자주 출제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나는 미국 이민을 고민 중이었고, 부동산을 rent하는 계약까지 처리하느라 시험 전날까지 부동산 업자와 협상을 했다. 평일에는 매일 50마일을 왕복하며 3시간 이상 출퇴근을 해야 했다. 시험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시험 당일에도 아침 8시로 시간을 잡아서 도저히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는 시간대였다.


두 번째 시도


그 다음 시험은 완전히 다르게 접근했다. 시험 1달 반 전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Kaplan 강의를 전부 들었지만 너무 조문 중심이어서 Barbri 교재를 추가로 구입했다. Barbri 책 목차를 기본 틀로 삼고, Kaplan의 조문 중심 내용을 참고하면서, 더 구체적인 comment는 ABA 웹사이트에서 찾아 Barbri 책에 단권화했다. Barbri 내용은 거의 모든 세부 rule을 포함하고 있긴 했으나 책의 내용이 단순 내용 설명인지 아니면 특정 rule의 특정 comment인지 병기가 안 되어 있다. 그래서 Barbri 교재와 rule 및 comment를 대조해가며 읽었는데 매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 다음은 문제풀이. 철저하게 했다. Barbri, Themis, 그리고 Strategies & Tactics for the MPRE에서 총 505문제를 풀었다. Barbri Deep Dive Practice Tests에서 제일 처음에는 정답률 60%로 시작했지만, 점차 70%, 80%로 향상되었고, 마지막 Barbri Simulated Exam에서는 85%를 맞아 상위 2%를 기록했다.


공부 과정에서는 Barbri 교재 구석구석을 꼼꼼히 읽으면서 손으로 직접 써보고 정리표를 만들었다. 마지막 며칠에는 Barbri 부록의 핵심정리 노트와 쟁점별 OX 문제를 활용해 회독수를 늘렸다. 특히 Barbri의 "Final Review"라는 1시간짜리 강의가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들었지만, 나중에는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핵심 포인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강의를 시험 당일까지 5번 이상 반복해서 들었고, 마지막에는 강의를 들으면 해당 쟁점의 교과서 본문과 강조 표시가 눈앞에 이미지로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 마지막 3일은 이미 500여 문제를 풀었으니, 문제풀이보다는 교재를 구석구석 읽고 강조 표시를 가다듬으면서 이미지와 개념이 함께 머릿속에 떠오르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MPRE 준비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Barbri 같이 검증되고 충분한 정보가 담긴 교재를 선택하여 최소 100페이지 분량의 내용을 한 줄도 빠짐없이 암기해야 한다. 둘째, 최소 400-500문제는 풀어봐야 출제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셋째, 단순 암기가 아니라 rule의 정확한 문구와 요건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rule과 comment를 특정해가며 정리해라. 넷째, 마지막 일주일은 회독에 집중하여 개념이 이미지로 떠오를 정도로 익숙해져야 한다.



MPRE를 절대 무시하지 마라


어느 시험이든 그렇지만 MPRE도 마찬가지로, 시험의 성공 여부는 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공부가 얼만큼 되어야 하는지 미리 알고 대비하는 데에 달렸다. 첫 번째는 그게 가늠이 안돼서 떨어졌고, 두 번째는 제대로 정신차리고 무엇을 얼만큼 공부해야 하는지 제대로 가늠했다.


누구에게든 붙잡고 말해주고 싶다. MPRE를 절대 무시하지 마라. 특히 JD가 아니고 미국 law school에서 Professional Responsibility 수업을 듣지 않은 외국 변호사들은 최소 1달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일주일 만에 공부해서 붙었다는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지 마라. 아마 JD 과정에서 이미 기초를 다진 사람들일 것이다. 이 시험은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통과할 수 있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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