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작가님과 3월 20일 금요일 CGV영등포에서.
오는 3월 20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에 CGV영등포에서 시작하는 <폭탄> 상영 후 윤태호 작가님과 함께 GV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폭탄>은 재일교포 오승호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스릴러물입니다. 무전취식과 폭행 혐의로 체포된 남자 스즈키는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던 중 아키하바라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 예언합니다. 형사들은 이를 터무니없이 여기지만 실제로 폭탄 테러가 발발하면서 긴장감이 치솟는 가운데 스즈키는 도쿄 내 또 다른 지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발할 것임을 암시하며 상황을 미궁 속으로 몰아가고 주도권을 쥐기 시작합니다.
폭탄 테러 가능성을 좇아 경찰서 안팎으로 분주하고 급박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경시청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젊은 형사 루이케는 폭탄 테러에 관련한 정보를 수수께끼처럼 흘리며 게임을 벌이는 듯한 스즈키와 대결을 벌이듯 수사에 임합니다.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의 거점을 찾기 위한 긴박한 심리전이 외부와 분리된 취조실에서 진행됩니다.
<폭탄>은 구조적으로 단순하고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장르물입니다. 겉보기엔 대수롭지 않은 잡범 정도로 여겨지던 중년 남성이 예사롭지 않은 인상을 띠고 의뭉스러운 언변으로 분위기를 장악해 나갈 때, 그의 정체와 의중을 탐색하며 대화를 이어가고 퍼즐을 맞추듯 심리전에 응하는 수사관이 그와 맞섭니다. 그 대결 구도를 통해 응축된 에너지가 적절한 순간마다 힘을 발휘하며 관객들의 몰입을 도모하죠. 이렇듯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주요한 포석에 두고 심리전 양상의 대결구도를 이어가며 관객의 감상을 장악하려면 캐릭터 조형과 연출도 중요하지만 배우의 힘이 절실합니다.
<폭탄>에는 사토 지로가 있습니다.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고 장황한 언변으로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다 한순간 뱀처럼 파고들어 허를 찌르면서도 근원을 파악하기 힘든 순수한 악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연기를 특별한 장치 하나 없이 제 자리에 앉아서 다 해냅니다. 사토 지로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만족감을 느낄 겁니다. 일본에서는 마치 조커를 보는 것 같다는 평도 나왔다는데 충분히 납득할만한 반응입니다.
그 밖에도 야마다 유키나 소메타니 쇼타 등 그의 반대편에 자리한 젊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형사 캐릭터들도 복잡한 내면과 사정으로 뒤틀린 면을 조금씩 드러내는데 이런 면면이 이 작품의 내면 심리를 입체적으로 축조하는 데 기여하며 강력한 포석에 걸맞은 집을 짓는 형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해냅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흥미가 상당한 작품이죠.
취조실 밖에는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경찰들의 혼란이 어지럽게 펼쳐지고 있지만 취조실 내의 공기는 다른 세계처럼 차분하게 긴장감을 압축합니다. 그런 공간 연출의 대비도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궁극적으로 부조리한 인간의 내면 심리를 겨냥하는 질문으로 확장되면서 쟁점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감상 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쥐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끼> <미생> <내부자들> <파인> 등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망라하듯 그려온 윤태호 작가님께서 <폭탄>을 어떻게 보셨을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흥미가 동하신다면 CGV앱이나 예매사이트에서 예매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