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 설계도의 복제
앞선 글에서, 우리는 DNA 가닥 중 하나가 조각조각 잘린 채 복제된다는 사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럼 우린 이것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DNA 복제는 어떻게 완성되는가? 오늘은 그것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DNA 복제의 시작
우선 DNA를 직접 복제하는 기계의 이름은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이다. 이 기계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로마 숫자를 붙여 종류를 구분한다. DNA를 실제로 복제를 하는 기계는 DNA 중합효소 III이다. 헬리케이스가 이중나선을 풀어나가면 이 기계는 단일 가닥이 된 DNA에 결합해 DNA를 복제할 준비를 한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DNA 중합효소 III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갑자기 DNA를 합성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 기계는 앞의 가닥에 이어 붙이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앞의 가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럼 어떡하지? 이대로는 합성이 시작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프라이메이스'(primase)라는 기계가 출동한다. 이 기계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짧은 RNA 가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왜 DNA 복제에 굳이 RNA를 쓰는지는, 꽤 긴 진화 이야기가 필요하다. 오늘은 일단 그렇다는 사실만 받아들이고 넘어가자.) 이렇게 만들어진 짧은 RNA 가닥을 '프라이머'(primer)라고 부르며, DNA 중합효소는 이 뒤에 비로소 DNA 서열을 합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프라이머의 제거
좋다, 우리는 이제 가닥의 시작점이 프라이머라는 RNA 조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DNA의 복제이기 때문에 이 프라이머라는 임시 구조물은 제거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계의 이름은 '리보뉴클레이스 H'(Ribonuclease H, 줄여서 RNase H라고 부른다.)이다. 이 기계는 복제가 완료된 후 프라이머 부분만 딱 정확히 인식한 후 그 부분을 사각사각 절단해 제거한다.
그리고 프라이머가 있었던 부분은 다시 DNA를 합성해 채워줘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기계의 이름은 DNA 중합효소 I이다.
지연가닥은 각 조각마다 프라이머가 붙어있기 때문에 RNase H와 DNA 중합효소 I이 여러 번 작용하여 그 부분들을 DNA 가닥으로 바꾼다. 마지막으로, 이 조각난 가닥을 연결하는 기계는 'DNA 라이게이스(DNA ligase)'라고 부른다. 이 기계가 작동해 조각들이 모두 연결되고 나면, 비로소 DNA의 복제가 끝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DNA 복제의 전체 과정이었다. 여러 편에 걸쳐 여러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헷갈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헬리케이스가 풀어주고, 프라이메이스가 만든 프라이머의 뒤로 DNA 중합효소 III이 DNA를 합성해 내고, 마지막으로 RNase H가 프라이머를 제거하고 그 빈 공간을 DNA 중합효소 I이 채워 넣는다. 이렇게 정리하면 조금 이해가 되는가?
슬슬 분자생물학을 덮고 싶어지는 당신. 좋은 소식은 우리가 DNA 복제를 이해했기 때문에 이후의 전사와 번역 과정은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이라면 이 모든 이야기는 원핵생물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진핵생물에서 해야 할 이야기가 추가로 있다는 것이다.
하하, 그래도 이제 남은 내용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포기하지 말자. 다음 글에서는 진핵생물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메커니즘을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