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진핵생물의 DNA 복제는 어떻게 일어날까?

Part 3 | 설계도의 복제

by 이 연

이번 편은 보너스 느낌으로 짧게 가는 글이니 너무 부담 갖지 말자. 진핵생물의 DNA 합성은 원핵생물과 사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계의 이름이 좀 달라지고, DNA 전체가 이어져 있는 모양이 다를 뿐...


진핵생물과 원핵생물의 차이점

진핵생물과 원핵생물의 DNA 복제 차이점을 알기 위해서는 이 둘의 DNA가 다르게 생겼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아니, DNA가 다 똑같은 이중나선 아니냐고? 맞다, 정확하다. 그렇긴 한데... 그 이중나선이 어떻게 '묶여있는가'가 포인트다.

원핵생물의 DNA는 끝이 없다. 이중나선의 끝과 끝이 연결되어 있어 '원형'(circular DNA)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반면 진핵생물의 DNA는 끝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걸 '선형'(linear DNA)이라고 부른다.


원형의 DNA는 DNA 중합효소가 한 바퀴를 쭉 돌면 아무 문제 없이 끝난다. 끝과 끝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프라이머가 없어진 자리에 자연스럽게 꼬리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형 DNA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프라이머는 DNA 복제의 시작점이고, 따라서 프라이머의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된다. 만약 여기서 프라이머가 제거된다면, DNA 중합효소는 앞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복제할 수 없다!


진핵생물의 DNA 복제

중요한 문제가 또 발생했다. 진핵세포는 설계도의 일부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에 그 잃어버린 부분에 매우 매우 중요하고 중대한 정보가 들어있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포는 똑똑하다. 그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포는 DNA의 끝에 '잃어버려도 되는' 부분을 붙여놓았다. 우리는 그 부분을 '텔로미어'(telomere)라고 부른다. 텔로미어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그저 염기의 반복으로만 이루어진 서열이기 때문에 세포가 잃어버려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세포가 DNA 복제를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DNA의 복제가 중단되고 세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일부 세포는 이걸 방지하기 위해 텔로미어를 복제하는 기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 기계의 이름은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로, 텔로미어와 같은 서열을 가지고 있어 사라진 부분을 다시 복제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이다.




이렇게 하면 진핵생물의 복제도 모두 마무리된다. 사실 텔로미어는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아주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이 그렇게 많으냐고? 바로 암과 관련해서... 하지만 우리는 지금 분자생물학을 배우고 있으니, 이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자.

우리는 드디어 DNA 복제 과정을 모두 이해했다. 생명의 중심원리 중 한 축을 이해한 것이다! 다음 파트에서는 다른 한 축인 전사와 번역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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