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 설계도의 이용
우리는 지난 글에서 DNA의 복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좋다, 이제 설계도를 복제해서 다음 세대로 넘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어떻게 이 설계도를 이용하는지 알아볼 차례다.
전사 과정
설계도를 이용하는 과정은 크게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으로 나눌 수 있다. 전사는 설계도(DNA) 중 필요한 부분의 임시 설계도(RNA)를 만드는 과정이고, 번역은 임시 설계도(RNA)를 바탕으로 실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번 파트에서는 임시 설계도를 만드는 전사 과정에 집중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임시 설계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전체 설계도 중 어느 부분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실제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가 담겨있는 부분을 우리는 '유전자'(gene)라고 부른다. 필요한 유전자를 찾았다면, 전사에 필요한 기계들은 유전자의 앞에 있는 '프로모터'(promoter) 부분에 결합한다. 이 부분은 전사에 사용되는 기계들이 모여 전사를 준비하는 시작점이라고 보면 된다.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라는 기계와 그 기계를 돕는 작은 기계들이 모여 전사를 준비한다.
DNA 복제 과정에서는 헬리케이스라는 기계가 DNA를 풀어주었지만, 전사 과정에서는 RNA 중합효소가 그 역할까지 대신한다. 이 기계는 유전자에 해당하는 DNA 부분을 단일가닥으로 풀고, DNA에 상보적인 RNA를 합성해 낸다. 마지막으로 유전자의 끝에 다다르면 'Rho'라는 이름을 가진 기계의 도움을 받아 RNA 가닥이 DNA에서 분리된다. (이 기계의 도움 없이 전사를 끝내는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복잡한 이야기였지만, 결국 정리해 보면 간단하다. 필요한 부분의 이중나선을 잠깐 풀고 그 부분에 상보적인 RNA를 합성하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도 깊게 들어가면 밑도 끝도 없이 깊어지지만... 그랬다가는 당신이 당장 창을 덮어버릴 것 같으니 그만두도록 하자.
그런데, 하나 궁금한 점이 생기지 않는가? 어떻게 세포는 필요한 유전자를 딱딱 찾아낼 수 있을까? 언제 어떤 유전자가 필요한지 어떻게 아는 걸까? 설마 세포도 우리처럼 대단한 지능을 가졌다는 것인가? 하하... 그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