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 분자'생물'학
생물에 관한 챕터를 마치기 전, 마지막으로 짤막한 내용을 하나 더 알아보자. 바로, 아직도 생물이냐 무생물이냐 논쟁이 있는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는 참... 기묘한 존재이다. 생물이라고 부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앞서 보았던 생물의 조건 중 만족하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분명 살아있는 존재라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바이러스는 단백질로 된 껍데기 안에 유전정보를 담고 다니는 존재이다. 이 유전정보는 다른 생물들과 다르게 RNA에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유전정보, 즉 설계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생물들처럼 단백질도 만들고, 자손도 만들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존재는 숙주(host)에게 절대적으로 기생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오로지 설계도 하나와 그것을 보호할 금고뿐, 그것을 꺼내 단백질로 가공할 공장은 아무것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남의 것을 뺏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바이러스에게 침입당하는 쪽을 숙주라고 부르며, 바이러스는 숙주의 시스템을 이용해 신나게 에너지와 단백질을 만들며 증식한다.
이렇게 외부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를 생물로 보아야 하는가?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저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 존재가 과연 생물인가?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이 존재를 생물이 아니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생물이 아니라고 보기엔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숙주의 시스템을 뺏어서 '쓸 줄 안다'는 것은, 시스템이 있기만 하면 생물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바이러스의 진화를 직접 경험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스스로 진화하며 여러 변이가 나오는 것을 우리는 직접 눈으로 보았다. 이런 존재를 어떻게 생명이 아니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바이러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이 존재,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