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모르겠지만..!

해피엔드 (네오 소라, 2025)

by 김현빈

정말 젊은 영화네요


전반적인 제작 체급이 떨어져서 독립영화 같은 느낌이 강하지만은

배우들의 젊은 기운과 감독의 메세지가 정력적이고 치기 어린 낭만이 느껴져서 영화가 생명력이 있네요


특히 클럽씬의 장소에선 장소표현에 아쉬움이 들었지만

공간이 상징하는 바인 음악에 몰두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후반에 알바하는 악기상과 비교되어 좋았습니다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통제와 억압, 권력과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비판이 직설적이고 우화적으로 (전형적인 선생과 경찰) 묘사되는데 이렇게 비판하는 시선조차 완전하지 못하고 어린 방식인 게 고등학교라는 배경과 어울립니다


미쟝센에서 아주 좋았던 순간이 많은데요


-영화 시작이 도심에 깔린 붉은 경고등(안전을 위함이지만 통제와 억압이 도처에 있음을 상징)

-세워져 있는 노란 차 (MIT 지붕에 자동차 올린 사건처럼 저항의 설치예술이면서 어떻게 해낸 건지 미스터리 한 판타지적, 예술적 저항)

- 혼자 지진을 겪고 있는 듯 덜덜 떨고 있는 까까머리 주인공 (내면의 지진)

- 휴대폰 지진 알림(디지털 예보는 틀릴 때가 많음)보다 가게에 달린 노란 갓등을 바라보는 사람들,

- 자기 대신 희생한 친구를 위해 나서지도 못했고 그를 비난하는 친구들의 아우성이 스포츠를 응원하는 가게 내부의 손님들로 이어지고, 장학금 받았다는 소리에 일어난 손님에 의해 흔들린 노란 갓이 다시금 덜덜 떨리는 장면


- 클럽에서 세상을 다 등지듯 혼자 외롭게 음악을 켜던때보다, 악기상에서 일하는 어른들과 슬픔과 신나는 음악을 같이 공유하며 사회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 주인공


- 엔딩씬에서 육교를 중심으로 카메라가 돌며 친구 디자이너의 꿈을 응원하고, 사랑을 응원할 땐 햇살을 받아 밝게 뜨는 것

- 마지막 두 친구의 멋쩍어진 거리감과 미안함을 좁히지 못할 때 결국 장난뿐인 친구의 너스레로 세상이 멈추고 음악이 나오는 것

- 거기에서 영화가 끝나지 않고 정지가 풀리며 다시 세상이 움직일 때에 여전히 남아있는 막막함과 아쉬움



교무실을 점거농성하는 등의 과격한 비현실적 상상이 아쉬운 만큼 ‘권력자에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아쉽다’라고 즉시 토로함으로써 아직 감독 본인도 저항의 의미나 효과를 본 사례나 방법을 모른다고 말한 게 오히려 좋았네요



이데올로기는 중요하지만 삶 속의 친구들과 웃음도 중요하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

영화 타이틀 그래픽 이미지도 감시카메라의 프레이밍을 담고 있는 점,

다국적화된 일본 교실이 우리나라와도 겹쳐 보이는 게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음악밖에 모르지? 밖에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라며 다투는 장면에서

아버지 류이치 사카모토와 감독인 아들도 그런 싸움을 했었을까 상상하게 되네요


만약 그랬다면 결국 영화를 통해 음악을 배제한 게 아니라 균형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은근한.. 이 정도면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어서 다소 기쁘면서 서글픈 마음이 같이 드는 엔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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