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의 슬기

by 방훈

원숭이의 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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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타카는 코끼리와 라이온 등, 온갖 동물의 모습을 한 석가모니의 생전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고대 인도의 산스크릿말로 써진 불교문학의 일종이다. 이는 인간의 흉내를 낼 수 있는 지혜도 결국은 천박하며 친구의 식물원 일을 도와주려는 선의가 거꾸로 원수가 된 이야기이다. 이것은 [아라도사카 쟈타카]에서 나왔다.


그 옛날 원숭이의 한 가족이 바나라스 왕의 낙원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곳 식물원의 머슴은 원숭이를 친구처럼 사귀고 있었다. 또 원숭이도 그 머슴을 잘 따르고 있었다.

하루는 이 나라의 서울에서 큰 잔치가 행하여졌다. 그날은 아침 일찍이 덩덩 덩덩하고 북소리가 울려오고 잔치를 축하하는 거리의 사람들이 줄줄이 길게 넘쳤다. 임금의 식물원 머슴도 어떻게 해서라도 그 축제 속에 끼이고 싶어 안달을 했다. 이러한 생각이 낙 된 것은 기실 다음과 같은 그의 생각 때문이었다.

-때로는 일을 쉬어도 나쁠 것은 없지 않겠는가. 말하자면 정원에는 별로 일같은 일도 없지 않느냐 말이다. 일이라도 했댔자 겨우 다섯 그루의 나무에 물을 주는 정도이니 그까짓 것이라면 친구인 원숭이가 대신 맡아서 해 줄 것이 틀림없을 테니까.

그래서 머슴은 원숭이의 우두머리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이봐요. 당신도 잘 알다시피 마당에는 잘 손질이 돼 있어야 해. 임금님이나 가신들은 이 정원에서 톡톡히 수확을 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오늘은 서울에서 축제가 있기 때문에 꼭 하루의 휴가를 얻고 싶은 처지야. 그렇지만 정원의 일을 팽개치고 갈 수도 없단말야, 당신도 알다시피 어린 나무에는 매일 같이 물을 주어야 해. 오늘 하루만으로 족하니 나대신 일을 맡아주지 않겠어?”

그러나 원숭이의 우두머리는 대답했다.

“아, 그 정도야 염려 마십시오. 어린 나무를 돌보는 것쯤은 해드리리다. 다녀오라구요. 하루 쯤 마음껏 즐기고 와요.” 머슴은,

“정말 고마워. 그러나 구태여 한마디 일러두지만 내가 없을 때 나중에 실망시킬 일은 없도록 조심해 줘, 난처하니까 말이야.”

라고 말한 뒤 원숭이들에게 물을 넣는 가죽 부대와 물통을 건네주고 잔치가 벌어진 서울로 갔다.

원숭이들은 당장에 어린 나무에 물을 주는 일을 착수했다. 우두머리는 다음과 같은 지시를 했다.

“여보게들, 물은 그렇게 넘치도록 있는 것은 아냐.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 좀처럼 구할 수가 없으니까 알맞게 물을 주어야 해. 그 때문에 어린 나무를 하나하나 뽑아서 뿌리의 크기를 조사해요. 그래서 크고 긴 나무에는 물을 흠뻑 주고 적은 나무에는 조금씩 주면 될 거야.”

원숭이의 똘마니들은 이구동성이었다.

“우두머리가 말하는 것은 매우 합당한 말이야.”

그들은 명령대로 정원의 어린 나무들을 남김없이 죄 뽑아낸 뒤 뿌리의 크기에 따라서 물을 주었다.

이러한 관계로 명령에 충실했던 원숭이들은 각자가 좋은 일을 하려고 마음먹으면서도 친구인 머슴이나 그 낙원의 이익을 받고 있는 임금과 가신들에게 오히려 막대한 해악을 끼치게 되었다.


그리고 무지하고 우둔한 인간은 항상 이러한 일을 하기가 일쑤였다. 말하자면 도와주려 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로 손해를 입히는 잘못을 범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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