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의 싹이 내 마음 속에서 열매를 맺을 때
- N. 카잔차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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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는 올리브나무에서 유충을 떼어 손바닥에 놓았던 기억이 난다. 투명한 꺼풀 속에 살아 있는 생명체가 보였다. 그것이 움직였다. 비밀의 과정이 틀림없이 끝막음에 다다라서, 아직 갇혀 있는 미래의 나비가 햇빛으로 뚫고 나올 성스러운 시간을 조용히 떨며 기다렸다. 그것은 서두르지 않았다. 신의 영원한 법칙과, 따스한 공기와, 빛을 자신 있게 믿고, 그것은 기다렸다.
하지만 조급했다.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눈앞에서 기적이 벌어지기를 원했고, 육체가 무덤에서 나와 어떻게 영혼이 되는지를 보고 싶었다. 웅크리고 앉아서 나는 유충에 따스한 입김을 불어 주기 시작했고, 보라! 유충이 등이 곧 저절로 찢어지더니 껍질 전체가 꼭대기에서 밑까지 서서히 갈라지고, 날개가 비틀리고 다리는 배에 달라붙어 한 덩어리로 뭉친 채 아직 덜 자란 연둣빛 나비가 나타났다. 그건 얌전히 꼼지락거리며 따스하고 끊임없이 불어 주는 내 입김을 받아 점점 더 살아났다. 움트는 포플러 잎사귀처럼 파리한 한쪽 날개가 몸에서 저절로 떨어지더니 길게 펼치려고 경련을 일으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날개는 반쯤 펼쳐진 채로 쭈그러졌다. 곧 다른 쪽 날개도 움직여서 펼치려고 했지만 뜻대로 안 되자 반쯤 펴진 채 떨렸다.
인간의 뻔뻔스러움을 지닌 나는 계속해서 몸을 쭈그리고 따스한 입김을 찌그러진 날개에 불어 주었지만, 이제는 돌멩이처럼 뻣뻣하고 맥없이 축 늘어져 움직이지를 않았다. 나는 속이 뒤집혔다. 내가 서둘렀기 때문에, 영원한 법칙을 내가 감히 어겼기 때문에 나는 나비를 죽였다. 내 손에는 시체만 남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나비의 시체는 그 후 줄곧 내 양심을 무겁게 짓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