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서둘러라

by 방훈

천천히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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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목마른 비둘기가 옥상에 앉아 있었다. 비둘기는 탈진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런데 저기 건너편 건물에서 무언가가 반짝거렸다. 그것은 시냇물처럼 맑아 보였다.

“물이닷!”

비둘기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날아가 시냇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비둘기는 날개가 꺾인 처참한 모습으로 길거리에 떨어졌다. 비둘기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렸다.

“아아…… 분명히 물이었는데.”

하지만 비둘기가 부딪힌 것은 시원한 시냇물이 그려진 광고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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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타서 죽을 지경이라면 눈앞에 보이는 게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이런 상황에 꼭 필요한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고? 그러나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승산 없는 승부를 밀어붙이게 되면 한꺼번에 많은 걸 잃어버릴 수 있다. 정말 서둘러야 한다면 천천히 서두르자! 천천히 꼼꼼하게, 뚜벅뚜벅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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