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북청(北靑) 물장수
- 김동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동아일보」, 1924.10.24
김동환(金東煥, 1902~?) 호는 파인(巴人). 함북 경성 출생. 시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로 추천을 받아 등단하였고, 이어 첫 시집 국경(國境)의 밤을 간행하였다. ‘국경의 밤’은 우리나라 신시사상 최초의 서사시로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그의 문단적 위치를 확고하게 한 작품이다. 일제하에 살 길이 막연했던 동포들의 참담한 생활상을 통해 민족적인 설움과 고통을 읊었고, 향토적이며 애국적인 감정을 토로한 민요적 색채가 짙은 서정시를 많이 발표하였다. 또한 잡지인으로서 삼천리와 순문예지 삼천리 문학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희곡 ‘바지저고리’, 소설 ‘전쟁과 연애’, 수필집 나의 반도 산하 등을 통해 다양한 재능을 선보였다. 제2 시집 승천하는 청춘, 제3 시집 3인 시가집 등이 있고, 6․26 때 납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