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by 방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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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 한 골동품상이 있었는데 그는 중고품 가게에서 값진 미술품을 찾아내는데 솜씨가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매월 지방으로 여행을 해서 값싸게 골동품을 살 수 있는 조그맣고 너절할 상점을 찾아 다녔다.
어느 날 아침에 날씨가 매우 흐린데 자신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 근처에 있는 조그마하고 어설픈 가게를 들어가서 중고품 우산을 살려는 체 했다. 그의 날카로운 눈은 마침 고양이가 물을 먹고 있는 사발 하나를 봤는데 그 사발이 고려시대의 제품으로 추정되었고 진품이 맞는다면 적어도 수백만 원 이상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인이 나왔다. 골동품 전문가는 사지도 안할 물건들의 값을 여러 개 물었다.
그러다가 그는 고양이를 굽어보며 쓰다듬었다.
“훌륭한 고양이 인데, 팔 겁니까?”
“그 고양이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이고 하나 밖에 없는 친구입니다.”
고물상 주인이 이렇게 말하고 다시 덧붙였다.
“노래에도 있듯이 그 고양이는 나의 친구랍니다.”
“10만원 드릴께 파시지.”
골동품상이 값을 불렀다.
“뭐라고요? 내 친구를 10만원에 팔란 말이오?”
주인이 소리쳤다.
이렇게 해서 홍정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고물상 주인은 고양이 친구를 50만원에 팔기로 승낙했다.
“물론 저 사발도 따라오죠? 결국 고양이가 여태까지 써온 물건이니까 낯익은 밥그릇이 없어지면 쓸쓸해 할 테니 말이요.”
시골의 상인이 말했다.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난 저 사발 때문에 여태까지 칠십 다섯 마리의 고양이를 팔았으니까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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