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2
그 어떤 자도 벗어날 수 없다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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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비대해져 주저앉는 도시,
그리고 그 안에 사는 한없이 작아지는 도시민들.
그 누가 말했던가?
도시는 꿈을 앗아가는 괴물이라고,
우리는 지금 이 도시에서 무슨 의미로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에게 남아있는 꿈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도시의 불빛 밑으로 자꾸만 숨으려고 하고,
어디론가 그 불빛을 피해 도망치려고 하나
도시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도시에서 발가벗겨져서 몸부림치고 있다.
옷은 흘러내려 냄새나는 부끄러운 치부까지 다 보여주고
초라한 육체도 녹아내려
다 썩어가는, 역겨운 냄새나는 앙상한 가슴만 보인다.
바람이 분다.
공해에 찌든 죽음의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은 도시민들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어디에선가 유령을 몰고 와
거리는 해골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거리에 넘치는 유령과 괴물은
사람들의 피와 살을 먹고 거리에는 피냄새가 진동한다.
그 괴물들은 우악스러운 손으로
사람들의 뇌를 깨어서 뇌수를 꺼내서 먹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껍데기들만 남아 있다.
사람다운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도시에는 이제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다만 이 거리를 가득채운 유령들과
괴물들만 남아 있을 뿐.
그 괴물들과 살아남기 위하여
여자들은 몸을 팔고
남자들은 정신을 팔고
모두들 양심을 팔고
서로들 헐뜯고, 싸우고, 상처 입히고, 죽이면서
도시는 쓰레기들로 넘쳐난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이 세상에서 쓰레기들과 뒹굴며,
도시는 이제 사람의 통제 밖에 있다.
도시는 꿈틀대고 있다.
지하도, 지상도, 하늘도
그러나 그곳의 주인은 더 이상 사람들이 아니다.
나는 오늘도 도시의 괴물과 유령들과
어울리며, 떠들고, 놀고, 잠을 잔다.
오늘 아침에 거울을 보았을 때 해골만 남아있는 나를 보았다.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괴물은 내 마음속에 머무르고 있다.
아니 나를 지배하고 있다.
이제 어떤 자도
이 도시의 사슬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