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13
길을 가다 할미꽃을 보며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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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한 할머니가 큰손녀와 살았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손녀의 괄시에 못 이겨
착한 작은손녀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다 그 할머니는 작은손녀에게 가지 못하고
어느 산마루에서 허기에 지쳐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이내 숨졌습니다.
사람들이 그 할머니를 불쌍하게 여겨
할머니가 죽은 곳에 무덤을 만들었더니
그 이듬해 풀이 자라나
할머니와 같은 모습이 되어서
그 후 사람들은 이 꽃을 할미꽃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꽃은 슬픔,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란 왜 이렇게도 어리석고 잔인한 것일까요.
노인을 길가에 쓰러져 죽게 한
그 어리석음과 잔인함은
전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렇게 어리석고 잔인한 일들은 지금
이 사회에서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갖다 버리고
늙은 부모를 갖다버리는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고향에서 버려진 낡은 텐트 안에서
한 노인을 발견하였습니다.
중풍으로 쓰러진 노인이었습니다.
그 노인은 정신은 말짱하였습니다.
다만 그 때 상태로 보아서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사하거나 동사하였을 것입니다.
담요 한 장과 빵 부스러기들,
노인은 추운 겨울에 똥과 오줌을 싸고 움직일 수가 없어
그렇게 낡은 텐트 안에서 꼼짝 않고 있었습니다.
그냥 죽음을 기다리면서,
그 노인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질러댔다면 틀림없이
누군가 그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노인은 그냥 그 일을 자기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노인을 발견했을 때는 거의 아사하거나 동사하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경찰이 오고 그 노인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아는 경찰에게 들었지만 노인은 정신이 회복되어
정신이 돌아왔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식들 이야기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죽음 일보직전까지 처해 있지만
그래도 그 못난 자식을, 사랑하기에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봐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병원에서 며칠 후에 죽었다고 합니다.
길을 가면서 할미꽃을 보았습니다.
그 꽃은 너무나 슬프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향하여 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겉으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면서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속은 그렇지 않은 우리들의 이중성을 향하여,
노인을 갖다버리고 죽이는 저 못난 인간들을 향하여,
나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