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14
눈 내린 설산으로 가자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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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인호님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하여 신문에 투고한 글 중에 이런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10세기의 티베트의 성자 밀라레파는 일곱 살에 아버지가 죽은 후 백부가 그 재산을 강탈하자 그는 복수를 결심하고 흑마술을 배워 친척들을 몰살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 후 이를 깊이 뉘우치고 38세의 나이로 히말라야로 떠났다. 8년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죽어 뼈만 남기고 있었고 누이동생은 거지가 되어 있었다. 어머니의 뼈로 베개를 만들어 누워 그는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누이여, 세속의 욕망으로 괴로워하는 자여
내 노래를 들으라.
둘러쳐진 천막 위에는 황금의 첨탑
아래로는 우아한 중국비단이 드리워졌네.
나 또한 이것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건 모두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다
누이여 너 또한 모든 욕망 버리고 히말라야로 가자
나와 함께 눈 쌓인 히말라야로 가자
그는 계속해서 노래하였다.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 수 없구나.
내게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누이여
너 또한 탄생과 죽음의 바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세속의 욕망 모두 버리고 히말라야로 가자
눈 쌓인 히말라야로 가자“
우리는 지금 지옥보다도 더한 고통이 아우성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증오, 욕망과 시기로 얼룩져 굳게 닫힌 마음의 감옥에 갇혀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착한 본성을 잃어버리고, 지금 악한 기운이 가득 차 세속의 욕망으로 인하여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10세기의 성자 밀라레파처럼 히말라야로 가서 수도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삶의 여유를 조금 가지고 산(山)을 생각하거나, 바라다볼 수는 있습니다. 눈 덮인 설산(雪山)을 바라다보면서 자기의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 설산(雪山)을 바라다 볼 수 있을 때, 우리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음의 고통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 깊은 마음의 감옥(監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내게 말합니다.
“산(山)을 산(山)으로 바라보아야해.
그 산이 민둥산이든, 돌산이든, 가치가 없는 산이라도 산을 산으로 바라보아야해.
산을 보면서 별장을 생각하고, 개발을 생각하고, 관광지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머니 속의 돈을 생각하는 것이야. 산을 산으로 볼 때 우리는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야. 그렇듯 우리는 산이든, 들이든, 바다이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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