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15
내 마음의 장마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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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 도시에서는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늘은 연일 비를 퍼붓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중앙을 관통하여 흐르는 江은
쏟아져 내리는 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우성치며 바다로 흘러갑니다.
당신의 가슴에 장마가 방문했듯이
내 마음에도 장마가 찾아 왔습니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내리는 삶의 무게들이
나의 가슴을 적시고 있습니다.
내 마음의 장마는 내면에서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그러다 떨어져 내린 삶의 무게들은 강이 됩니다.
쓰러져 내린 삶의 무게들은
강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지하에 매장된 하수(下水)를 타고
저 아득한 절망의 바다로,
삶의 빛나던 순간이 사라져버린 지금
삶은 무기력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꿈과 희망도 어디론가 흘러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황톳물이 되어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
바다로 흘러가는 저 강처럼,
아니 그렇게 숙명적으로 태어난 것처럼,
꿈과 희망도 이제는 황톳물이 되어,
세상의 격랑에 휩쓸려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아득한 바다로,
오늘도 장마는 사람들의 걱정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신과 내 가슴에 찾아온 장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삶의 지옥으로 변한
이 세상의 처음부터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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