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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y 24. 2018

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있었다

- 방훈 

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있었다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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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 구석에 있는 창고 뒤로 

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있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나무인데 

용케 

그 나무는 이 도시에 있었다 


어린 시절 고향에 가면 지천으로 있던 

나무인데

도시에 나와서는 

참 오랜만에 보는 나무다 


벌레가 잔뜩 먹은 

복숭아 열매를 하나 따서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생각났다  


그 옛날 고향에 갔을 때 

이것은 깜깜할 때 먹는 것이라며 

바가지 가득 담아주시며 웃으시던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그 개복숭아를 

다시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돌아가신지 몇 년이 되었는데 

산소 한 번 안 가는 

내가 부끄러워 

눈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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