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있었다

- 방훈

by 방훈

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있었다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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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 구석에 있는 창고 뒤로

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있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나무인데

용케

그 나무는 이 도시에 있었다


어린 시절 고향에 가면 지천으로 있던

나무인데

도시에 나와서는

참 오랜만에 보는 나무다


벌레가 잔뜩 먹은

복숭아 열매를 하나 따서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생각났다


그 옛날 고향에 갔을 때

이것은 깜깜할 때 먹는 것이라며

바가지 가득 담아주시며 웃으시던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그 개복숭아를

다시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돌아가신지 몇 년이 되었는데

산소 한 번 안 가는

내가 부끄러워

눈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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