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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Dec 27. 2018

욕망의 공장

- 방훈


욕망의 공장  
- 방훈 




젊은 날이 많이 지난 후에
지금까지 내가 생산한 많은 것들을
폐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동안 내 마음에 있는 욕망의 공장에서는
너무도 많은 욕망을
생산해 내었습니다

저질의 생산품으로 가득찬
내 마음의 창고는
이제 더 이상 그것들을 보관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들은
부서지고, 망가지고, 찢어지고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흉한 것들도 넘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욕망의 공장에서는 생산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불량 생산품들을 폐기처분했지만
뒤돌아서면
또 그 만큼의 생산이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뻔히 알면서도
어리석게도 욕망의 톱니바퀴를
내 스스로 멈추지는 못했습니다

그것들을 몇 개 폐기처분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근본적으로 욕망의 공장을 폐쇄하여야 하지만
그것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기에 
주저하면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나의 행동은 
폐기처분도 흉내만 낼뿐
정작 거대한 욕망의 수렁텅이는 
그대로 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나의 욕망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 거대해지고
음흉해진 것이었습니다
나를 속이면서 더 거대하게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
나를 조종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욕망의 공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더 거대하고 치밀하게
도저히 폐기처분할 수 없는
욕망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제 내 스스로 멈추기에는 너무나 늦었습니다 
자금도 내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은 나를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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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SNI86TZkr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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