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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Jul 24. 2019

내 인생의 저녁길

- 방훈 


내 인생의 저녁길 
- 방훈 





길을 걷고 있었어
울창한 나무들이 있었던 그 길에
생각보다 
어둠이 너무 일찍 찾아왔어

어둠은 갈 길을 잃게 만들었어
길을 잃은 나에게
저녁은 너무 빨리 찾아왔어

내 인생의 저녁길, 
시간이 흐를수록 
어둠이 짙어가는 길은
나를 그리움으로 물들게 하고
외로움에 지치게 만들었어

그래도 기억하고 있어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 걸었던 아름다웠던 길을
비록 어느 때는
슬픔도 함께하고 아픔도 같이 하였지만
녹색의 그 길을 걸으며
순은의 햇살이 내 눈을 가득 채웠어

나는 잊을 수 없어
산들바람에 노래하던 
나뭇잎들의 속삭임을
서로 어울려 함께 피운 
야생화들이 보내던 미소를
이제는 지나가버린 행복이지만
그것들은 어둠을 걷는 나를
위로해주고 있어

오늘도 어둠의 길을 걸어야만 했어 
위로가 되었던 것들이 어둠에 사라져갔지만
그래도 추억 한 줌은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녹색의 잎을 상상할 수 있었어

길을 잃은 나에게
그런 상상조차 없었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을 거야 
지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둠에도 빛나는 녹색의 잎을 따라 
걷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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