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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Sep 13. 2019

잃어버린 강이 들려주는 이야기

- 방훈 


잃어버린 강이 
들려주는 이야기




안녕,
나는 강이야.
나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강이야.

사람들은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아.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전에 이 강변에서 뛰놀았던가? 그리고 넓게 펼쳐진 하얀 백사장에서 젖은 몸을 말리며 즐거워했던 날이 언제였던가? 생각이 잘 안 나.

내 곁에 머물던 맑은 물, 하얀 모래사장, 강 속을 헤엄치던 물고기들, 강가를 거닐던 연인들, 저녁놀이 질 때까지 즐겁게 놀던 아이들… 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나를 기억하는 한 사람이 나를 기억하여 그 오래 전의 나를 찾아 오늘 여기에 왔으나, 나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었어. 지금의 나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어. 다만 문명의 쓰레기만 흐르는 하수의 긴 행렬이 그 오래전의 나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야.

이제 물고기가 없어. 강 위를 나는 새도 없어. 아이도, 연인도, 그 어떤 사람도 이제 강에는 없어.

순결했던 그 오래전의 나를 사람들은 잃어버렸어. 어쩌면 영원히 찾지 못할지도 몰라. 나를 기억하여 나를 방문한 사람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모를 이 세상에서 썩어버린 내 곁을 걷고 있어. 하수의 긴 행렬을 따라 걷고 있어.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주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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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람들은 자신이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깨달을 수 있어야 해. 그래야 아직까지 남아있는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 이후로도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려도 잃어버렸는지 몰라. 오래 전의 나를 기억해 줘. 그것이 너의 소중한 것을 지키게 해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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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훈이 정리하여 책으로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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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4ExNM0RrH0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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