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의 엄마는 하늘로 갔다.
나는 11살, 동생은 7살.
그 당시에는 내가 얼마나 어린지 몰랐다.
결혼한 친구들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7살 11살이 된 것을 보니
나 그때 참 많이 어렸었다는 걸 알았다.
오래전에 동행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11살 즈음 된 아이들이 직접 밥을 만들어서 동생 먹이고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챙기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나의 어릴 적과 현재를 생각하곤 했었다.
'11살. 난 10년이 훌쩍 지나 성인이 되었네.
저 아이의 시간도 훌쩍 지났으면 좋겠다.'
엄마가 떠난 나이와 가까워져 올 때는
단순하게 '내가 엄마 나이가 되네?' 였고
엄마 나이가 되었을 때는
'엄마가 이 나이에 죽은 거야?'
엄마 나이가 지나고 났을 때는
'내가 엄마 보다 나이가 많아.'라는 생각을 했었다.
결혼 전,
애인에게 "나 엄마 없이도 잘 컸지?"라고 하니
"잘 컸지! 그러니깐 내가 결혼하자고 하지."라고 했었다.
엄마가 잘 낳아주었고 11년 잘 키워주었으며,
나머지 시간은 할머니와 아빠가 정성스럽게 키워줬다.
그리고 동생이랑 나는 서로를 키웠고.
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많이 웃으며 밝게 자랐다.
그렇기에 난 살아야 함이 맞다.
주어진 삶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아야 함이 맞다.
그리고 오늘은 더 많이 즐겁게 살아내야 하고.
엄마가 낳아 준 날이니깐.
난, 엄마 보다 7살이 더 많은 43살이 되었고,
오늘은 43살이 꽉꽉 채워진 날이다.
고마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