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나로 인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니같은 동생
내가 우울증 환자로 살면서 나를 살뜰히(?) 살피는 존재는 동생이다. 내 병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잘 공감하고 있고, 우울증 극복에 또는 호전에 어떤것이 좋은지, 어떤 행동이 좋은지 등을 알려주는 것도 동생이 해준다.
예를 들면, 공황발작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었을 때 "언니, 비상약과 물을 챙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봐. 나한테 문제가 생기면 먹을 약과 물이 있다라는 안도감이 도움이 된데. 플라시보 효과처럼." 그 말 이후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약과 물을 챙겼었다. '그래, 급하면 냅다 먹어야지.'
동생은 웹툰, 인스타툰을 좋아하는데 그 만화들 중에는 의외로 우울증 이야기 많다. 직접 겪은 경험담을 만화로 그리는 건데 그들이 전해주는 정보를 나한테 보내주기도 한다.
얼마전에 '스프링 피크'에 대해서 글을 썼었는데, 그것 역시 내 동생이 찾아준거였다. 그저 나는 내 증상을 말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동생이 나한테 이렇게 신경을 많이 써주는 것은 내가 조잘조잘 동생에게 이야기를 잘 하기 때문이다. 내 병에 대해서. 정신건강의학과에 갔는데 약이 늘어나면 늘어났다고 말하고, 줄었으면 줄었다고 말한다. 늘어난 약은 어떤 약인지, 의사 선생님이 운동 하기가 싫으면 산책이라도 하라고 했다는 등. 모조리 말한다.
그렇다보니 '나로 인해 내 동생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로 인해 내 병으로 인해 동생이 피로해지지 않고 피곤해지지 않으며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동생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얼마전에 불현듯 들었다. 나보다 4살이나 어린데 나보다 언니 같은 동생에게 미안해서 울면서 전화를 했었다. 미안하다고. 그랬다가 "미안하다고 얘기할거면 전화 하지마." 라는 말로 혼나기만 했네.
나로 인해 신경쓰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신경쓰이는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을 해보겠다 다짐해본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동생을 낳아준것에 너무나도 많이 감사하다. 동생 없었으면 난 어떻게 살아갔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둘이라서 좋고, 닮아서 좋고, 자매라서 좋으며, 척하면 척하고 통해서 좋다.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돼! 뭐 어때서?"
라는 말로 응원해주는 내 동생.
넌 아프지마.
나만 아프면 돼.
넌 내가 겪는 이 고통 겪지마.
나만 겪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