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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writer Mar 17. 2024

미움을 지워볼게





모든 것이 평화롭다.

무엇 하나 모난 것 없이 순조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 한 켠은 묵직하니 답답하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가 뭔지 잘 알고 있다. 


사람에 대한 미움이다. 

이런 감정을 갖게 된지는 대략 1년쯤 된 듯 싶다.


나름의 방법으로 만남을 줄이고

대화를 줄이기는 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지 않을까.


이 생각의 끝에는

그 사람도 내가 좋기만 하겠나.

밉기도 하고 싫기도 하겠지.

그러나 좋게 보려고 해주는 거겠지라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나면

나를 위해서 마음을 풀자, 좋게 좋게 지내자,

내가 덜 힘들기 위해서 그렇게 하자.

내가 그 사람에게서 받은 '마음'을 생각하자.


이런 복잡스러운 와중에

이석원 작가의 책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읽었다.


그래, 이거지.

나를 위해서 그래야지.







본래 누굴 미워하는 일을 중단하면 우선 내 마음이 편해지는 법이라더니, 알면 알수록 살아가는 이치란 어쩜 이리 무릎을 탁 칠만큼 절묘하고도 얄궂은 구석이 있을까.


(중략)


상대가 예뼈서가 아니라 순전히 내가 살기 위해, 조금이라도 이해할 만한 구석을 찾으려 노력했던 것이다. 그래야 누굴 미워하는 지옥 같은 마음을 가진 채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가지 않을 수 있을테니까.


- 이석원의 <어떤 섬세함> 중에서 -





2024.03.17. 예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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