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과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Oct 23. 2023

유명인의 서평이나 추천사가 도서선택에 영향을 미칠까?

언제부터인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책의 마케팅을 위해 유명인의 서평이나 추천사가 꼭 들어간다. 띠지는 기본이고, 뒤표지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앞표지까지 그런 게 있으면 좀 과하다 싶다. 그 외 속지나 몇 페이지에 걸쳐서 그런 찬사를 늘어놓는 책들도 그냥 애교로 봐준다.


그런데 그런 유명인의 서평이나 추천사가 과연 도서선택에 영향을 미칠까? 


물론 그럴 수 있다. 어쨌든 그러한 서평이나 추천사도 결국에는 광고이지 않은가? 게다가 서평이나 추천사를 써주는 대가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유명인, 특히 해당 분야의 전문가의 추천은 일단 신뢰를 준다. 그들의 권위가 일종의 후광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그 책의 내용이나 품질 자체보다는 그 사람의 추천을 보고 책을 구입할 수도 있게 된다. 인문학 분야라면 교수나 전문가가, 과학분야라면 과학자로 알려진 사람들이, 문학이라면 동료 작가들의 추천사가 그러할 것이다.


출판사들은 그러한 서평이나 추천사를 바탕으로 마케팅에 더 열을 올린다.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모을 수 있고, 좋은 광고수단이 된다. 특히나 SNS 등에서 화제가 될 수도 있으니 그러한 포인트를 잡는 것은 출판사 입장에서도 중요할 것이다. 


<최재천의 공부>에서 최재천 교수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한 달에 열 권 넘는 책들의 서평을 부탁받게 되어 부담이 크다 보니 거절하는 경우도 많고 원고료를 비싸게 불러서 우회적으로 거절의 표현을 한다고 한다. 도서계의 유명인들은 아마 그런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애써 거절한다고 해도 마지못해 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다. 그런데 그 책들을 다 읽기는 하는 것일까? 그래도 자기 이름 달고 나가는 건데 '어느 정도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도 가끔 '어떻게 이런 책을 추천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평이나 추천사니까 대체로 좋은 쪽으로 써주려고 하겠지만, 가끔은 추천사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애매한 뉘앙스로 쓴 것들을 보기도 한다. 책의 내용에 대해 애써 불편한 마음을 감추려 해도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들. 그러니 그런 책이야 말로 걸러야 한다는 것의 암시이지 않을까.


또한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는 유명인, 인기인이라면 그들의 SNS나 사생활도 관심을 받게 된다. 유명인이 아니라 인플루언서만 돼도 그렇다. 그러니 그들의 어떤 책을 읽었는지 보거나 혹은 어떤 책의 내용을 인용하기만 해도 히트를 칠 수도 있게 된다. 이 역시 마케팅의 수단이겠지만 어디까지가 그 개인의 진심인지는 알기 어렵다. 그러한 가운데 출판사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뒷광고'라고 할 수도 있고, 대놓고 광고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엔 책이 안 팔리니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는 출판사들의 교육계일 수도 있겠다. 결국엔 책도 상품이니까.


DALL-E3로 생성된 이미지인데 그다지 맘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서 그나마 나은 걸로 정함 (문구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함)


하지만 현명한 독자라면 그러한 것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독서가들은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에 따라 책을 선택하기에.


내 경우에는 그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런 서평이나 추천사를 받으려고 오죽 애썼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반감이 든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던 작가가 추천한다고 하면 관심이 가기는 한다. 그것도 너무 남발되면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겠지만, 다른 작품 추천을 거의 안 하던 작가가 그런 추천을 하면 왠지 진짜일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런 것마저도 노림수가 있을 지도.


이젠 영화도 그렇지만 책도 전체 비용 중에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 자체의 작품성보다는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러려고 마케팅이라는 게 있는 거지만.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독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라면 사기나 기만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그리고 범주는 좀 다르긴 하지만 소위 입소문이라든가 바이럴 마케팅, 베스트셀러 등도 비슷한 전략인 것 같다. 출판사야 어떠하든 독자의 안목과 소신이 중요할 텐데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그러한 전략들이 통하는 것 같다. 


사실 책을 다 읽어보기 전까진 내용을 알 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비슷한 취향의 다른 독자들의 후기가 낫지, 유명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만한 것은 아닌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