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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Jun 25. 2024

내가 다니던 대학교에 가보았다

지난주에 외부에서 교육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는데, 마침 교육장 근처에 내가 다녔던 대학교가 있어서 오랜만에 찾아가 보았다. 입학한 지 30년, 졸업한 지 23년이 넘었는데 그 이후에도 몇 번 가본 적은 있었다. 가장 마지막에 가본 것이 10년쯤인 것 같다.


정문부터 바뀌었는데 이건 아마 10년 전에도 바뀌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기존의 정문이 기억이 안 난다. 정문보다는 후문으로 더 많이 다니기도 했지만, 정문이 좀 초라해 보여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정문이라기보다는 마치 공원 입구처럼 보인다. (정문 사진은 패스~ 사진은 어느 학교인지 모를 만큼만 공개... ^^;;)


학생회관 건물은 거의 안 바뀐 것 같은데 내부는 많이 바뀌었겠지?


여전한 '88 계단'. 안 세어봤지만 실제 계단의 개수는 85개라고 한다. 


10년 전에 갔을 때도 꽤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는데 다시 10년이 지나니 더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뭐가 언제, 어떻게 바뀐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이 바뀌어 있었다.


일명 88 계단은 여전했다. 거기에 적혀있던 글씨는 이제 거의 다 바래서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어떤 글씨인지는 알아볼 수 있었다. 나의 기억만큼이나, 나의 과거만큼이나 희미해져 가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정체성처럼.


새로 지은 건물들도 많았지만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혹은 건물 간 연결한 형태도 많아졌다. 특히 내가 주로 강의를 듣거나 동아리 활동을 했던 건물들이 그랬다. 그런데 내가 활동했던 공대신문사는 없어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남아 있어서 반가웠다.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 못 찾아서 못 가본 것이 아쉽다. 하긴, 불쑥 찾아갔더라도 문이 잠겨 있거나 혹은 후배들을 만나더라도 나를 '저 사람 누구야?'라고 생각했을 듯. 


대학생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제1공학관 건물


학교 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학생들을 보니 '역시 젊음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년 전에 나도 그랬겠지. 한창 열정적이던 시절. 


그렇게 학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으로 남겼다. 다음에는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기존의 시계탑을 철거하고 새로 시계탑을 세웠다는데 왜 소나무로 가려 놓았을까?


무엇보다 노천극장 쪽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낡은 건물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빛내는 건물. 이건 처음 봤다.


후문에서 올라가는 길. 정말 수 없이 오르내렸던 것 같다.


학교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건물들도 많이 낡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계속 리모델링을 하고 건물을 새로 올리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투자는 계속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낡아가는 모습을 보며 세월은 어쩔 수 없음을 느꼈다. 하긴, 50년 이상된 건물들이 많으니... 그런 건물들은 언젠가는 또 사라지겠지.


학교에서 나와 근처 동네를 돌아봤다. 학교 앞이나 다른 역까지 가는 거리도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곳들도 있었다. 근처에 재개발이 많이 돼서 고층 주상복합도 올라가고, 민자역사 개발로 대형 쇼핑몰이 생기기도 했다. 상권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낡고 허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곳들. 대학생들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많다. 역시나 가장 많은 것은 술집, 그리고 의외로 노래방이 많았다. 술 마시고 노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까. 하긴, 주 5일 술 마시고 놀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기말고사도 거의 끝나가는 같고, 떼를 지어 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나를 보았다. 후배들의 앞날이 밝기를, 그리고 학교가 계속 발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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