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아래 링크에 있는 글을 바탕으로 한국어로 다시 정리한 것이며, 원문의 내용에 본인의 의견을 추가하였다.
https://shop.boox.com/blogs/news/boox-super-refresh-bsr-technology
오닉스사의 이북리더 중에는 BSR이라는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있다. 현재는 탭 시리즈 대부분과 팔마, 그리고 노트 에어 3C에만 적용되어 있다.
BSR은 Boox Super Refresh의 약어로, 말뜻 그대로 새로고침(리프레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부드러운 새로고침'과 '선명한 비주얼'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혹자는 BSR을 GPU(Graphic Porcessor Unit)라고 일컫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BSR이 GPU는 아니며, GPU를 기반으로 한 것도 아니다. 다만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의 성능을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유사하게 볼 따름이다.
이북리더의 가장 큰 단점은 화면 전환이 느리다는 것이다. 이는 전자잉크(eink) 방식의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위 그림과 같이 전자잉크의 화면은 머리카락 지름 정도인, 최대 수백만 개의 마이크로캡슐로 만들어진다. 이 마이크로캡슐 안에는 하전 된 흑백 입자가 들어 있다. 전기장에 따라 이 입자들이 이동하면서 화면을 표시하는데, 물리적인 이동이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니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잔상 (고스트 현상)이 생긴다.
이러한 고스트 현상은 특히 페이지를 너무 빨리 넘기거나 스크롤처럼 화면 전환이 잦은 경우, 또는 동영상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한 이미지를 더 자세하게 표현해야 할수록 이동하는 입자가 많아지고, 전기장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입자의 이동 시간은 더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선명한 화면과 응답 속도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라 할 수 있다.
전자잉크를 적용한 제품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오닉스사에서는 BSR 기술을 이용하여 해결하고자 하였다.
BSR은 오닉스사의 독자적인 기술이며, 2022년에 처음 공개되었다. 이 기술의 배경에는 탭 시리즈가 있다. 오닉스는 태블릿을 대체할 수 있는 이북리더의 개발에 몰두하였고, 그 결과 탭 시리즈를 출시하게 되었다.
현재는 글로벌 버전이 화면 크기를 기준으로 탭 미니 시리즈 (7.8"), 탭 울트라 시리즈 (10.2"), 탭 X (13.3") 제품이 있다. 이들 모두는 BSR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기존의 제품들보다 AP의 성능도 많이 개선하였다.
오닉스에서는 이북리더에서의 화면 전환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화면 전환의 간격이 수십 초 정도 되는 경우다. 이는 일반적인 독서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여담이지만, 전자잉크 기반의 이북리더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독서할 때 화면 전환의 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것이 두 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화면 전환이 빈번한데 극단적으로는 동영상 시청이나 웹서핑, 스크롤링, 게임 등을 포함한다.
그래서 BSR에서는 HD 모드, 밸런스 모드, 빠른 모드, 초고속 모드 등 네 가지의 새로고침 모드를 제공한다. 이는 BSR이 없는 제품의 새로고침 모드와는 다르다.
HD 모드(HD mode)는 일반적인 독서를 위해 설계되었다. 이는 인쇄된 책을 읽는 것처럼 고스트 현상을 최소화하면서 선명한 화면(특히 텍스트)을 표시한다.
밸런스 모드(Balanced mode)에서는 선명한 디스플레이와 간헐적인 새로고침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조정된 것으로, 페이지를 빨리 넘기는 정도의 화면 반응에 대응한다.
빠른 모드(Fast mode)는 스크롤이 많은 웹 사이트 등에서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약간의 고스트 현상이 생길 수는 있지만 응답성은 향상되었다.
초고속 모드(Ultrafast mode)는 동영상 등 동적 콘텐츠를 위한 것으로 디테일이 손실될 수 있다. 사실상은 너무 거칠게 나오기 때문에 대략적인 형태 확인 정도만 확인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BSR 기술은 전기장을 더욱 정밀하게 제어하고 최적화하여 입자 이동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 화면 전환 시 최적의 전기장 패턴을 계산하고 적용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이는 고성능 하드웨어(AP) 및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통합하여 구현되는데, BSR을 위한 별도의 칩셋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BSR 기술이 완벽한 것은 아니며, 사용자에게 아직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다만 이는 앞으로 전자잉크를 사용한 제품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탭 시리즈 및 팔마에 이 기능이 적용된 것이다. 탭 시리즈가 태블릿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면, 팔마는 스마트폰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기에 팔마에서도 이 기능이 꼭 필요했을 것이며, 탭 시리즈보다도 더 빠른 화면 응답 속도를 구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이에게 BSR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BSR 기술은 추가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며, 이는 제품 가격의 상승과 배터리 소모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에 꺼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이북리더가 독서라는 본연의 용도와 목적에 맞게 이용된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전자잉크가 가진 물리적 한계(입자의 물리적 이동이라는)를 극복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특히 현재는 전자잉크 기술이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어 가는 과도기이기에 그러한 기술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