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3장
* 이 글은 제가 활동하는 네이버 e북카페에서 진행했던 '함께읽기' 소모임의 발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찰스 다윈이나 <종의 기원>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정작 이 책을 읽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합니다. 저도 작년에서야 완독 했거든요. 그리고 완독을 희망하는 분들은 많지만 생각보다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도 많으신 듯해요. 그래서 이번 함읽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함읽으로 제안한 <종의 기원>은 다윈포럼에서 기획하고 장대익 교수가 번역한 초판본입니다. 국내에 <종의 기원>의 완역본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고, 주로 6판을 번역한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꼭 다윈포럼에서 번역한 것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까지 나온 초판본 번역본 중에서는 원문에 가장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에 이 책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다른 번역본이라도 초판본이라면 무방합니다. ^^
다만, 장대익 교수의 번역에 대한 불만이 있으신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읽다 보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이는 기본적으로 원문 자체가 만연체라 늘여져 있기도 합니다만 (원문과 대조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장대익 교수의 번역 자체가 좀 그런 면이 있는 듯해요. 아마 <통섭>에서 경험해 보셨을 듯합니다. (<통섭>이 최재천, 장대익 공동 번역이었죠) 이 점은 감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왜 <종의 기원> 초판본이 중요할까요? 이는 역자인 장대익교수가 옮긴이 서문에서도 기술한 바 있지만 초판본이 다윈의 생각을 가장 생생하게 잘 담은 책이며, 당시의 센세이셔널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로부터 1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요. 그러나 이 책을 완독 하시게 되면 다윈과 이 책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과 오해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랬거든요~
우선 초판 간행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여기 기재되어 있다시피 원래의 제목은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로 상당히 깁니다. 우리말로 하면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 또는 생명의 투쟁에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종의 기원> 초판본 원문도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무료로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https://www.gutenberg.org/files/1228/1228-h/1228-h.htm
참고로 초판본과 6판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았습니다. (GPT4를 참고했습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진화론의 기초를 다진 고전으로, 다윈이 자연선택의 개념을 세계에 처음 소개한 책입니다. 1859년에 처음 출판된 이후, 다윈은 새로운 증거와 비판에 대응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책을 수정하고 확장했습니다. 1판과 마지막인 6판 사이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주요 차이점
*자연선택의 표현: 다윈은 초판에서 자연선택 개념을 조심스럽게 제시했으며, 이후 판에서 이 개념을 더욱 강조하고 구체화했습니다. 특히 6판에서는 자연선택에 대한 증거와 설명을 더욱 확장하고 강화했습니다.
*용어의 변화: 다윈은 6판에서 허버트 스펜서의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용어를 채택하여 자연선택을 설명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 용어는 다윈의 자연선택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유전적 변이에 대한 이해: 다윈은 초판에서 유전적 변이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판에서는 유전적 변이와 변형에 대한 이해가 발전함에 따라, 이 개념을 더욱 발전시키고 강조했습니다.
*비판에 대한 대응: 다윈은 1판 이후의 판에서 비판자들의 지적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설명과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6판에서는 당시 제기된 여러 비판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응하며, 자신의 이론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인간의 진화: 다윈은 『종의 기원』의 초판에서 인간의 진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6판에서는 인간의 진화와 관련된 더 많은 논의와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다윈이 자신의 이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증거를 통합하며, 비판에 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의 기원』의 각 판은 진화 이론의 발전과 과학적 지식의 진보를 반영하며, 이는 과학적 사고와 방법의 중요한 예시로 여겨집니다.
초판과 6판 중 어느 것을 읽을지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학문적 관심사와 읽는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판은 찰스 다윈의 생각과 진화 이론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독특한 가치를 제공합니다.
*역사적 중요성: 『종의 기원』의 초판은 진화 이론의 역사적 맥락과 과학적 발견의 초기 단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 판을 통해 다윈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론을 세계에 발표한 순간의 직접적인 느낌과 논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기초적 이해: 진화론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초판은 다윈의 기본 아이디어와 자연선택의 개념을 소개하는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론의 완성도: 6판은 다윈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수정한 판이며,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키고 정제한 최종 버전에 가깝습니다. 이 판은 다윈의 생각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리고 이론이 비판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과학적 세부사항과 증거: 6판은 이론을 지지하는 증거와 자세한 설명이 훨씬 더 풍부합니다. 진화론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원하는 독자나 과학적 세부사항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 적합합니다.
학문적 또는 역사적 관점에서 다윈의 사상과 진화 이론의 초기 형태를 탐구하고 싶다면 1판을, 다윈의 이론과 그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정제된 이해를 원한다면 6판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초판과 6판 모두를 읽어 다윈의 이론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가 생전에 이 이론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얻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다윈의 사상과 진화 이론의 발전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다윈은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에 비해 좀 더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다른 사람들의 비판과 제안을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게 돼서 애초에 어떤 맛이었는지를 잊어버리게 된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초판본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기회가 되신다면 초판과 6판을 같이 읽고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 책은 제목대로 '종'의 기원을 다루고 있는데요, 당시에도 이미 린네에 의한 분류법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고 '종'에 대한 개념도 불완전하게나마 정립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러한 종이 어떻게 분화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생겼을 것입니다.
다윈 역시 종의 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는 '생명의 나무' 개념을 제안하였고,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으며 종들 간에 우열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종 이외의 속, 과... 등 그 전단계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하지 않으며, 태초에 생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도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이후에는 좀 더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요)
다윈에 대한 흔한 오해는 그가 '진화의 개념'을 제안했다는 것인데 사실 이는 옳지 않습니다. 다윈의 시대에는 이미 진화라는 개념이 어느 정도 보편화되어 있었고, 여러 학자들이 다윈과 유사한 개념 혹은 다른 진화 이론을 제시했었습니다. 소위 '용불용설'로 알려진 라마르크 역시 그러한 사람 중 한 명이었죠. 다윈 역시 다른 사람들의 이론들을 접하여 영향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진화'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도 다윈이 아닙니다. 이는 스펜서가 제안한 것으로 6판에 가서야 수록됩니다. '적자생존'이라는 용어 역시도 5판에서 처음 사용되었고요. 다윈은 '변화를 동반한 계승'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었습니다.
다윈의 시대에는 아직 유전에 대한 개념이나 (멘델이 비슷한 시기에 유전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지만 다윈이나 멘델은 서로 교류가 없었고, 서로가 발표한 저작을 읽어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다윈이 주장한 내용 중에도 나중에 옳지 않음이 밝혀진 것들도 있음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우리는 다윈이 주장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가 보도록 할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판본 자체로도 완성도는 높다고 생각됩니다. 그는 이 책의 저술을 위해 20여 년간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완벽하게 쓰기 위해 계속 미뤄왔지만 결국은 월리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은 존 그리빈의 <진화의 오리진>에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요, 이 책도 함께 보시면 더 흥미로울 듯합니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발간사: 「드디어 다윈」 시리즈 출간에 부쳐 (최재천)
옮긴이 서문: 장엄한 사상의 탄생을 목격하라
서론
1장 사육과 재배 하에서 발생하는 변이
2장 자연 상태의 변이
3장 생존 투쟁
4장 자연 선택
5장 변이의 법칙들
6장 이론의 난점
7장 본능
8장 잡종
9장 지질학적 기록의 불완전함에 관하여
10장 유기체들의 지질학적 천이에 대하여
11장 지리적 분포
12장 지리적 분포(계속)
13장 유기체들의 상호 유연 관계, 형태학, 발생학, 흔적 기관
14장 요약 및 결론
최재천 교수의 발간사는 안 읽으셔도 무방하겠고, 옮긴이 서문은 이 책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 및 이 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으니 읽어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여기에 나온 내용은 예전에 알쓸인잡에서도 이 책의 소개와 함께 언급된 바 있었습니다. 다윈이 직접 쓴 서론 또한 이 책의 이해에 도움이 되니 꼭 읽어 보셨으면 해요.
먼저 1장부터 보겠습니다. 분량이 조금 많은 듯싶기도 하고, 1장에서 육종에 대한 얘기 때문에 지루하셨던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세간에는 '1장에서 비둘기 얘기 때문에 질려서 포기했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생각보다는 그런 부분은 적었고 또 읽을만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다윈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기 위해 일단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개념(육종)부터 시작해서 그것을 자연의 단계로 확장시켜 나가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오히려 1장의 육종 얘기가 더 인기 있었다고도 합니다. 심지어 1장의 내용만 따로 책으로 내자고 했다고도 하니까요.
1장 '사육 및 지배하에서의 변이'는 주로 육종에 대한 것이지만 '상당량의 변화가 대물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경미한 변이들이 선택(인간의 선택이든 자연에 의한 선택이든)을 통해 축적되면 새로운 종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이에 대한 얘기는 2장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입니다.
각 장 앞부분에서는 그 장에서 다루게 될 핵심적인 내용들을 키워드 위주로 간추려서 기재하였는데 이는 다윈이 직접 그렇게 적은 것이라 번역본들마다 동일합니다. 본문 자체는 이러한 소제목으로 따로 구분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요.
1장은 좀 지루하기도 하고 그다지 중요한 내용은 없기 때문에 (다윈의 의도와는 달리) 이 책에 대한 워밍업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가변성'이라는 개념과 '대물림'이라는 개념은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이지만 당시에는 이에 대한 언급도 불경하게 여겨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중세시대를 벗어나 근대사회로 왔지만 여전히 종교의 영향이 강했으니까요. 그러니 이러한 주장만으로도 종교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일단 다윈은 가변성을 얘기하면서 그러한 변이를 조절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음을 제시하였는데요, '연관성장'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는 어떤 형질의 변이가 다른 형질의 변이와 서로 연관되어, 즉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생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형질의 변이는 여러 가지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 대물림되는 것만이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특히 '희귀한 변이'가 대물림될 경우 그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겠죠.
그러나 그렇게 변이를 일으킨 개체가 변종인지 새로운 종인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합니다. 당시에도 종의 개념이 어느 정도 있었고, 한참 지나서 에른스트 마이어가 생물학적 종의 개념을 정의했지만 그마저도 명확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다윈 역시 이 점을 인정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그렇고 그의 저서들에서는 종과 변종에 대한 구분이 불분명하거나 혼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사실 변종과 종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과정에서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 상대적인 차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변종은 경미한 형질의 차이, 종은 보다 큰 형질의 차이와 더불어 생식적인 분리를 동반하게 될 것이고요.
이후 비둘기를 비롯한 여러 동식물들의 육종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이에 대해서는 가볍게 읽고 넘어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사소한 변이들이 계속 선택되어 대물림된다는 개념입니다. 그러한 선택인 인간의 의도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의식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도 하고요. 그것은 그러한 형질의 대물림이 다소 무작위적이기도 하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육종은 개체수를 늘려서 그러한 발현의 기회, 즉 확률을 늘리는 쪽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긴 시간과 많은 개체수, 그리고 생활환경. 그러한 것들은 가변성이 대물림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었고, 이러한 '누적적 선택'의 작용(진화에서 '선택압'이라고도 하는)은 인간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자연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육종 과정에서 사소한 변이가 대물림되면서 형질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얘기했었는데요, 2장에서는 "자연상태의 변이"라는 제목으로 그러한 과정에 자연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인데 당시까지도 사람들은 왜,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생각해보지 못한 듯해요.
여기에서도 가변성과 개체 차이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합니다. 개체 차이는 동종의 개체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사소한 차이들이고 이것이 자연선택이 작용해 누적될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즉, 어떤 일정한 방향으로 누적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하는데 이는 결과로써 나타난 것이라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선택압'과는 다른 얘기입니다.
지난번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종, 아종, 변종 등을 구분하는 것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다윈은 '발단종'이라는 개념을 통해 개체의 단순한 변이가 아종이나 종으로 이행하는 중간 단계를 가정했습니다. 이의 타당성 여부는 이 책 전체를 통해 검증할 예정이고요.
지역마다 '우점종'이 있는데요, 이는 발단종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종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분포 지역이 넓으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에서 변이가 일어날 확률도, 그것이 대물림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고, 큰 속에 속하는 종이 작은 속에 속하는 종보다 그런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죠. 당시에 확률의 개념이 정립되지는 않았었지만 다윈은 이를 직관적으로 파악했던 듯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그러한 속 내에서 새로운 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하는 것이기에 속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듯해요. 즉, '종의 기원'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인 것이죠.
변종과 종은 동일한 일반적 형질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서로 또는 부모 종과 비교했을 때 형질 차이의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윈은 '형질 분기'의 개념도 언급했네요. 또한 변종의 경우에는 분포되는 영역이 훨씬 더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변종이 점차 새로운 종으로 변해가는데요, 앞으로 그러한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3장에서는 "생존 투쟁"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는 이 책의 제목에서도 있듯이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적인 내용이기도 하죠.
그는 생존 투쟁이 어떻게 자연선택에 영향을 주는지를 고찰하고자 합니다. '발단종이 어떻게 완전히 별개인 새로운 종으로 변환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생존 투쟁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자연선택'이란 '각각의 사소한 변이가 유용한 경우에 보존되는 원리'로 정의했는데 이는 '인간의 선택'에 대비되는 것이지만 인간보다 더 우세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모든 동식물들의 개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생존을 위해 경쟁을 하며 소멸의 위기를 맞이한다는 것은 맬서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월리스 역시 맬서스의 영향을 받았죠. 그러한 것은 종 내부적으로도 그렇지만 같은 속 내, 지역 내 여러 집단들의 경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같은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경우라면 더 그렇겠죠. 더욱이 기후나 환경적인 요소들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는 직접적이라기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그런 여러 요인들에 의해 개체수가 조절될 것입니다.
이렇듯 동식물들은 서로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특별한 생존의 방식을 찾게 되었습니다. 많이 알려진 예이긴 하지만 특이한 식물의 경우에는 그것을 수정시킬 수 있는 특별한 곤충이나 새 등이 필요하고, 그러한 곤충 들은 또 다른 동물들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종의 생존 방식을 살펴볼 때는 단순히 하나의 종만 관찰해서는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생존 투쟁은 동종의 개체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변종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그러한 변종들 중에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고 생산력이 높은 변종들이 결국 살아남겠죠.
3장의 말미에서 다윈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면서 사람들이 '생존 투쟁'이라는 용어에 대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우려한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가 개정판을 내면서 나중에 '적자생존'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생존에 대한 압박감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생존 투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자연의 전쟁이 쉴 새 없이 일어나지는 않고, 죽음은 대개 순간적이며,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고 왕성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자가 살아남아 번영한다는 사실 말이다.
이렇게 3장까지 보았는데요, 발단종, 생존 투쟁, 자연선택과 같은 용어들이 나왔지만 아직 진화에 대한 얘기는 본격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언뜻언뜻 그러한 뉘앙스를 내비칠 따름이죠. 약간 감질맛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을 전개하기 위해서 이러한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고,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