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에 바르셀로나 가족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1월 말에 가서 2월 초에 올 예정인데, 바르셀로나와 인근 몬세라트, 지로나 정도만 방문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1992년에 올림픽이 열렸고, 폐막 전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땄다는 것, 그리고 가우디의 건축물이 많은 도시라는 것 정도였다. 바르셀로나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한국사나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역덕'이긴 하지만 사실 스페인 역사는 잘 모르는 편이다. 스페인 역사도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역의 자세한 역사는 더 몰랐다. 그런데 스페인과 카탈루냐 지역의 역사를 좀 살펴보다 보니 아주 오래된 갈등이 있었다. 2017년에 카탈루냐가 스페인으로부터 일방적인 독립을 선언했다가 무참하게 깨진 것이 이해되었다.
카탈루냐 지역은 과거 아라곤 왕국의 중심지였지만, 15세기말 아라곤 왕국과 카스티야 왕국이 결혼으로 합병되면서 지금의 스페인이 되었다고 한다. 원래 민족과 언어와 문화도 달랐던 나라였다. 이후 카탈루냐는 몇 번의 독립 시도를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프랑코 독재 시절에는 거의 카탈루냐 말살 정책이 있었다. 프랑코 사후 자치권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독립에 대한 열망은 여전한 것 같다. 스페인 중앙 정부가 강력하게 막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이번 여행을 가면서 '스페인에 간다'라고 하기보다는 '카탈루냐에 간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또한 카탈루냐 사람들은 여전히 카탈루냐어를 쓰고 (카스티야 스페인어도 쓰지만 완전히 다른 언어처럼 보인다. 카탈루냐어는 카스티야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의 중간 정도 느낌. 참고로 스페인어에는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민족적, 문화적 자부심도 강하다고 한다.
예전에 영국 웨일스 지방의 카디프에 갔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는데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스페인 내전에도 관심이 생겨서 예전에 사뒀던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 책을 꺼냈다. 언젠가는 읽으려고 했는데 여행 가기 전에 겸사겸사 읽어야겠다. 꽤 두꺼운 책이고 다소 지루한 데다 배경 지식이 별로 없다 보니 진도가 잘 안 나간다. 그런데 읽을수록 '어떻게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이념의 대립과 좌파와 우파의 대립으로 내전이 격화되었고, 외국이 개입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 되었다. 거기에 무능과 부패까지.
또한 스페인 내전 관련해서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도 읽으려고 한다. 두 작품 모두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것인지도 몰랐다. 특히, <카탈로니아 찬가>는 조지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참전 후 겪은 일과 소회를 적은 르포라서 더 실감이 날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가면 조지 오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지만 내 아내나 아이는 별로 관심이 없을 듯하다.
헤밍웨이는 오래전에 <무기여 잘 있거라>를 읽은 후 좀 실망했던 편이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역시 별로 기대는 안 된다. 이 작품도 워낙 유명하지만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게다가 이 소설의 배경은 바르셀로나와는 무관한 지역이긴 하네.
여행 전에 이 책들을 모두 읽는 것이 목표인데 틈틈이 읽으면 가능하겠지. 그러면 바르셀로나가 아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