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성공일까?
예전부터 그랬지만, 교보문고는 자사 이북리더를 참 뜬금없이, 그러나 예상보다 합리적으로 출시하곤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설 연휴가 지난 다음날인 2월 19일, 교보문고에서는 갑자기 새 기기 출시를 발표했다. 무언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안내였지만, 사용자들은 그것이 7인치 기기이며 물리키가 달려 있고, 흑백과 컬러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될 것이라는 것을 금세 눈치챘다. 그건 교보문고 측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다.
나도 바로 전파인증 내역을 확인해 보았고, 아래와 같은 결과를 보았다. 미북 기기 (기존 보위에) 제조사였기에, 나는 이번 기기가 미북 M7 및 M7C(가칭)을 베이스로 한 기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별 기대감은 없었다. 이미 내게는 7인치 기기도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월 26일, 드디어 기기가 공개되었고, 펀딩에 들어갔다. 교보문고에서 기기를 펀딩으로 출시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는 예약 구매 형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예약구매나 펀딩이나 별 차이는 없지만, 교보문고 측에서는 수요도 예상하고, 펀딩이라는 홍보효과도 노려볼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다.
기기는 예상한 대로 7인치에 물리키가 달린 형태로 출시되었고, 흑백(모노)과 컬러(비비드) 두 모델이 나왔다. 기기 색상은 모두 화이트여서 블랙을 원했던 사용자들은 아쉬워할 수도 있다. 향후 블랙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은 미정이다.
제품 스펙을 보면 내 예상이 빗나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심 M7보다는 업그레이드되길 바랐는데, 다행히 M7보다 전반적으로 더 좋아졌다. AP 및 메모리/저장공간의 상향이 있었고, 패널도 카르타 1300으로 상향되었으며, 안드로이드 버전도 14로 올라갔다. 외관은 유사하지만 크기는 더 콤팩트해지면서 무게도 가벼워졌다.
즉, 제품 자체는 미북 M7과 비슷해 보이지만, 스펙은 M8과 유사해진 것. 특히, CPU가 M8과 같은 RK3576으로 추정되는 바, 옥타코어 2.2GHz와 4GB 램으로 좀 더 쾌적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가격도 요즘 메모리 대란을 고려해도 꽤 합리적으로 나왔다. 기기 및 플립케이스, 젤리케이스, 파우치 (NUA 작가 협업 한정판), 액정보호필름 등을 갖춘 풀패키지 가격이 모노와 비비드 각각 30만 원 대 초중반에 책정된 것을 보면 다른 기기 대비 가성비가 좋다고 느껴진다. 특히 컬러 모델이 흑백과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된다는 점에서 샘7 비비드의 구매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칼레이도3의 화면이 아직은 단점이 많지만, 이미 대중화가 많이 된 상태다. 샘7 비비드라고 해서 특별히 더 좋거나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패널이라고 해도 제조사의 기술력에 따라 차이가 날 수는 있다)
그래서일까, 펀딩 시작 몇 시간 만에 목표치를 달성했고, 하루 만에 풀패키지와 파우치패키지는 마감되었다. 현재는 베이직 패키지만 남아 있는 상태다.
펀딩 하루가 지난 2월 27일 오전 9시 현재, 펀딩액은 3억 6천만 원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어림 잡아도 벌써 1000대 이상이 판매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북리더에 이 정도의 관심이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출시되지도 않은 기기에, 그것도 교보문고의 기기에서.
교보문고는 전자책 시장에서 예스24나 알라딘, 리디에 밀리는 감이 있고, 요즘엔 구독서비스가 대세라 어려움이 있을 듯한데도 이번 새 기기 출시로 인해 전환점을 모색하는 듯하다. 자사 구독서비스인 샘 (무제한 및 프리미엄)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계산이기도 할 것이다.
교보문고를 '애증'하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써오는 고객의 입장에서 새 기기 출시는 반가운 소식이다. 뜬금없지만, 그래도 계속 기기를 출시해 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 정도니까. 그래서 나도 샘7 비비드 베이직 패키지로 하나 구매했다. 이미 이북리더가 많지만 7인치 컬러 기기는 없다고 변명을 해 본다. 그러나 솔직히 큰 기대감은 없다.
교보문고가 이번을 계기로 좀 더 전자책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며, 아울러 플랫폼 및 UI 개선과 고객 지원에도 힘써주길 바란다. 그래야 고객들이 외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