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샘 7 비비드 간단 사용기

나의 스물여섯 번째 이북리더기

by 칼란드리아

교보문고에서 펀딩 형식으로 새로 출시된 컬러 이북리더인 SAM 7 Vivid를 2차 판매 시 구매했고, 지난 3월 28일에 택배로 받았다. 한 달여의 기다림이 있었으나 바로 개봉하지 않고 이틀 정도 지나서 회사에서 개봉했다. 이북리더 커뮤니티에 먼저 올라온 후기들이 워낙 상세해서 내가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었기도 했고, 나도 이미 너무 많은 기기를 거쳐와서 새 기기의 설렘이라는 것이 예전 같지 않았던 탓도 있다.


이 간단 사용기도 별 내용이 없어서 진작 작성해 두었지만, 미루다 보니 한 달이 다 돼 가는 시점에서야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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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7 비비드는 나에게는 스물여섯 번째 이북리더기다. 교보 기기로는 세 번째, 7인치로는 일곱 번째, 컬러 기기로는 두 번째, 그리고 화이트 색상으로는 열한 번째.


숫자를 세어보고 조금 민망해진다. 이젠 그만 사도 되지 않나 싶어서. 그런데 이북리더기는 이상하게도 계속 사게 된다. 완벽한 기기가 없어서 그렇겠지만, 늘 다음 기기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각 기기마다 장점과 단점이 서로 다르다 보니 하나로 수렴되지 않고, 그래서 스물여섯 대째에 이르렀다.




예전에 이 펀딩에 대한 글을 내 브런치에 남긴 바 있다. 교보문고는 예스24나 알라딘, 리디에 밀리는 감이 있으면서도 꾸준히 자사 기기를 내놓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감정이 뒤섞인다. 내게 7인치 컬러 기기가 없다는 핑계로 결국 샘 7 비비드 베이직 패키지를 하나 주문했지만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https://brunch.co.kr/@khcheong/811


막상 기기를 켜 보니 기대치를 낮춰둔 만큼 만족도는 꽤 괜찮은 편이다. 칼레이도 3 패널을 쓰는 옥타코어 2.2 GHz에 4GB 램이라는 구성은 숫자로만 보면 평범하지만, 실사용에서는 속도와 반응이 기존 샘 시리즈 중 가장 낫다. 내가 쓰는 오닉스 북스 Go7 (흑백) 기기와 비슷한 정도의 빠릿빠릿함이 느껴진다. CPU가 예상대로 RK3576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리키의 키감과 위치도 나쁘지 않다. 기본 UI는 기존 샘 시리즈와 좀 달라져서 적응이 필요하지만, 이것도 며칠이면 익숙해질 일이다.


흰색 기기라 빛샘이나 유격이 약간 있긴 하지만 사용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이 가격대의 이북리더기에서 그런 디테일까지 완벽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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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설정을 마치고 나니 두 번의 업데이트가 있었다. 업데이트가 잦은 것은 출시 초기에는 불가피하지만 조금 귀찮은 면은 있다. 그래도 지원을 잘해주려는 것이려니 생각한다. 그 뒤 한 달 동안 추가 업데이트는 없었다.




컬러 표현은 칼레이도 3의 한계가 분명하다. 그건 샘 7의 문제라기보다 칼레이도 3을 쓰는 모든 기기의 공통 한계다. 다만 같은 패널이라도 제조사의 튜닝에 따라 밝기와 색감이 달라지는데, 그래도 샘 7 비비드는 좀 나은 편인 듯하다.


또한 프런트 라이트를 40% 정도만 켜도 화면을 잘 볼 수 있는데, 기존 다른 컬러 기기들이 70~80% 이상은 되어야 그나마 볼 만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체감이다. (사진은 좀 진하게 찍혀서 그 느낌이 안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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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테치 R2 리모컨을 연결해 봤다. 이 리모컨은 기기 특성을 타는 편이라 큰 기대는 없었는데, 샘 7과는 의외로 잘 맞는다. 사소한 것이지만 내게는 중요한 문제다. 리더기와 리모컨의 궁합은 독서 경험을 좌우할 수도 있다.

샘 7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지원하는 범용기라는 점도 장점이다. 기본 교보 뷰어뿐 아니라 다른 서점이나 구독 서비스 앱을 설치해서 쓸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다른 서점 앱을 깔아보지는 않았다. 기기 제한 때문에 신중해야 해서다.

그 기기 대수 제한은 늘 아쉬운 부분이다. 대부분의 서점사 및 구독서비스가 그러한 제한이 있는데, 실제 사용하는 기기만 해도 (PC나 기타 모바일 기기까지 합하면 더 많다) 열 대가 넘으니 5~10(자사 제품 포함) 대의 기준은 너무 적은 것 같다. 물론 계정공유를 막기 위한 것이라지만, 좀 더 현실성을 두거나 아마존처럼 도서별 동시 다운로드 제한이 낫지 않을까 싶다.




샘 7 비비드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가격이다.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자제품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인데 30만 원대 초반의 펀딩가에 괜찮은 컬러 이북리더 제품을 하나 장만한 것,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해 두자. 성능도 준수한 편이니 가성비는 확실히 좋다.


플립커버만 추가하는 구성은 없어서 베이직 패키지로 젤리케이스만 같이 구매했다. 나는 플립커버 파라서 나중에 플립커버가 출시되면 구매해야겠다. 원하지 않는 구성을 억지로 묶어 사는 것보다는 그게 낫겠다는 판단이다.


펀딩 3차 물량이 조만간 배송을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일반 판매는 5월은 돼야 할 것 같은데 아직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다. 펀딩 예약 판매의 열풍이 일반 판매에서도 이어질까? 가격이 관건이겠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솔직히, 펀딩이 왜 그렇게까지 열풍이었는지는 의문이다. 다른 서점사에 비해 점유율도 가장 낮은 교보문고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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