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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비안 Mar 25. 2017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듀오 리사이틀 : 두 친구의 북유럽, 그리그의 이야기

2017. 04. 14. (금) 오후 7시 /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

프로그램
Edvard H. Grieg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1 in F Major, Op. 8 (1865)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2 in G Major, Op. 13 (1867)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3 in c minor, Op. 45 (1887)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피아니스트 김다솔의 듀엣 무대가 4월 1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 오른다. 올해로 10년차를 맞는 노부스 콰르텟에서 솔리스트로서의 활동이 제일 활발한 김영욱과,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를 거쳐 서울시향과의 피아노 협주곡 솔리스트 및 금호아트홀 리사이틀에 Accompanist로 자주 연주하는 김다솔, 두 연주자가 세번째 듀오 리사이틀을 가진다. 이번에 연주하는 프로그램은 북구 노르웨이의 민족주의 작곡가 그리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들.


이 연주의 감상 포인트가 몇가지 있다면,


1. 김영욱의 아버지도 바이올리니스트였다는데, 어릴 때 아버지가 연주하던 곡이었기에 본인에게 의미가 더더욱 남다를 그리그의 소나타들, 그 곡들을 드디어 올린다고 한다. 느린 악장이나 서정적인 부분을 연주할 때 이런 개인적인 표현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된다.

내가 만난 김영욱은 항상 노부스 콰르텟 안에서의 모습이었다. 그가 세컨 바이올린으로 연주했을 때 보다는 퍼스트 바이올린으로서 연주의 큰 그림과 주제부를 이끌어가는 위치긴 하지만, 오히려 김재영, 이승원, 문웅휘 세 연주자가 훌륭한 앙상블을 맞춰 주기에 퍼스트 바이올린이 빛날 수 있는 부분에서 시너지를 함께 얻어서 광채를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특히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이나, 그게 아니더라도 현대에 가까울수록 퍼스트를 김영욱이 맡아서 연주하는데, 작품의 표면적인 부분을 밖으로 표현하는데 적확한 연주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솔리스트로서는 매해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위에서 말한 러시아 작곡가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는데, 개인적으로 항상 일정이 안 맞아서 볼 수 없었던게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2. 김영욱과 김다솔은 동갑내기 동향 친구고, 이번이 세번째 듀오 리사이틀이다. 두 연주자 모두 연주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0년이 넘었거나 10년이 가까워 올텐데, 그리그의 20대와 40대에 쓰인 곡들을, 그 중간에서 가지는 해석이 어떨지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특히 피아니스트 김다솔은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시절도 보냈고, 금호아트홀에서 여러 솔리스트들의 반주 역할로 굉장히 많이 만나봤는데, 처음 알게된 연주자와의 (16년 7월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리사이틀에서도 독주부도 멋지게 챙기면서 솔리스트가 드러나는 부분에서 밑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매우 탁월하다. 솔리스트와 어컴퍼니스트로서가 아니라, 피아노 트리오 또는 피아노 콰르텟, 그 이상의 앙상블에서 특히 피아노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게 잡혀 있는 것 같다. 하물며 공통점이 참 많은 친구와 세번째 연주라면 호흡을 맞추는 부분에서나, 곡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지에 대한 해석을 만들어가는데서 김영욱이 더 멋지게 놀 수 있게 안정적인 피아니즘을 보일 것 같은데, 이 부분이 굉장히 기대된다.


3.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세 곡의 작곡시기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 또한 이번 프로그램 선곡의 묘미다. 1번과 2번은 패기와 열정 넘치는 청년기에, 그리고 3번은 중장년이 되어 완숙한 시기에 쓰였다. 그리그라는 작곡가는 피아노 협주곡과 페르귄트 모음곡으로 참 대중적으로 알려져있다. 내가 들어본 곡으로는 그리그의 유일한 현악 사중주가 정말 훌륭한 작품인데, 우연하게도 그렇게 오래지 않은 시점에 김영욱이 소속된 노부스 콰르텟의 <죽음과 소녀> 정기연주에서 1부 프로그램으로 들은 적이 있다.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였던 독일-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이외에도 북유럽에도 훌륭한 작곡가들이 많은데, 시벨리우스도 그렇고 그리그 역시 북유럽 특유의 광대한 대자연을 담은 것처럼 느껴지는 음악적 색채가 많다. 그리그의 현악사중주는 크나큰 호수나 피오르드 지대나, 빙하를 조망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담았었는데, 이번 바이올린 소나타들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느껴지지 않을지, 기대해 본다. 왜냐하면 아직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을 듣지 않았기에...


그 외 4월 14일에 대해서...


4. 연주의 감상 포인트는 아니고 이날의 작은 이벤트로 주최측 MOC 프로덕션에서 선착순 150명에게 라즈베리 호올스 캔디를 제공한다고 하니, 연주 중에 졸리거나 기침을 방지하기 위해 참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연주날 전에 사먹어봐야지...


5. 같은 날 동시에 옆방(?)인 콘서트홀에서는 MOC 프로덕션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김광현 지휘의 원주시향과 함께 연주한다고 한다............ 할말하않...


6. 블랙 데이라는 상술 : 저녁이나 야식으로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시켜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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