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이 끝나간다. 아마 내가 교회를 안나가기 시작했던게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
2012년 10월 전도축제에서 뭔가를 느꼈던 나는
버스 - 용산 - 중앙선 - 왕십리 - 분당선 한참을 타고 미금역에 내려
지구촌교회를 6개월간 꽤나 열심히 나갔다.
송구영신이었나, 크리스마스 예배였나
새해를 맞아 뽑았던 글귀는 아직도 매일 되뇌이고 있다.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13년 3월 - 4월, 3학년 전공수업에 가득 짓눌려 다니던 나는
휴학을 신청하고,
그 다음 해인 2014년 4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두달동안 유럽여행을 다녔다.
다니며 가장 많이 느꼈던 건
내가 그 당시 6개월 교회를 열심히 나갔던 덕분에
정말 많은걸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인데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한 방랑은 10년의 나를 휩쓸어다 지금 만난 평야에 데려다주었다.
친구에게 들었던,
방황하고 의심하지 말고,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언젠가는 네가 지난 점들을 모두 이을 수 있을 거라는 말
3년 이상 몸담으며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라는 존경하는 선생님의 말
그리고 10년 전에 뽑았던 그 시편의 구절까지
나를 이 자리에 데려왔던 것 같다.
오직 주님께만 영광이라는 말을 내가 쓰는게
내 모든 주변인들은 얘가 약을 해도 정말 심한 약을 했나 싶게 만들겠지만
바흐의 b단조 미사 인터미션 영상을 만들며,
도대체 마무리 어디에 솔리 데오 글로리아가 쓰여있나 고민했지만
그게 화성 속에 숨어서 재조합을 해야 된다는걸 알게 된 순간
느껴진게 이 글이었다.
꼭 그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교회로 이끌어준 내 친구 덕분에 난 이 모든 점을 이어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고, 더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