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인간관계의 핵심요소 아버지(The Father Fact)와 개인의 책임
인간관계의 핵심요소 아버지 요인(The Father Fact), 그리고 개인의 책임
진화 이경희
사회적으로 누군가 인기를 얻고 각광을 받거나 반사회적인 행위로 지탄을 받을 때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그의 부모가 누구냐고 묻는다. 그렇다면 부모는 생사를 넘어 자녀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것일까.
나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고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나는 과연 자녀에게 어떤 부모일까. 삶의 성패는 지적능력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능력에 의해 결정되며 아버지가 곧 관계 맺는 능력의 원천이 된다고 했으니 말이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거나, 걱정 근심이 있을 때 어떤 행동방식이 반복해서 나타나는가.
분명한 이유 없이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거나, 아예 반응하지 않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는가. 그와 같이 힘든 상황을 만날 때 문득 아버지가 했던 말이나 감정이 떠오르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아버지의 영향을 깨닫고 아버지 요인을 의식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생사 여부, 친밀감, 인종, 성별을 초월하여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어떤 형태로든 아버지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영향을 받는다. 그동안 간과된 아버지의 역할(친아버지, 양아버지, 또는 아버지 역할을 하는 존재)은 어머니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직업, 인간관계, 재정적인 문제와 그에 대한 대처방식에 아버지 요인이 그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유형에 따라 자녀들이 받는 영향도 달라지는데 그 영향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나름대로의 강점이 있다고 스테판 B 폴터는 그의 저서 <The Father fact>에서 주장한다.
성취지상주의형의 아버지를 가진 자녀들은 본인의 일에 무관심하거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거나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시한폭탄형의 아버지를 가진 자녀들은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며 혼란과 두려움으로 타인과 자신에게 믿음을 갖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재빨리 읽는 능력이 있다.
수동형의 아버지를 가진 자녀는 인간관계에 소극적이며 정서적 유대감을 갖기 어려워도 성실 근면한 경우가 많다.
부재형의 아버지를 가진 자녀들은 버림받고 거부당한 경험으로 인해 정서적 상실감과 분노를 갖는 경향과 함께 의외로 독립심과 리더십이 강한 일면이 있다.
가장 바람직한 아버지 유형은 배려하는 멘토형 아버지인데 전체 아버지 중에서 10%에 불과하다. 그런 아버지의 자녀들은 일찌감치 자기주도적인 삶의 열쇠를 넘겨받아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자긍심, 공감 능력, 일관성을 갖는다.
하지만 배려하는 멘토형 아버지를 갖지 못한 사람이 90%나 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알게 모르게 상처 받거나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와 관계의 문제는 우리를 인생을 성공으로 이르는 길에 올려놓을 수도 있고, 반대로 우리의 미래를 침몰 시킬 수도 있다. 개인적인 삶, 직업생활, 결혼, 우정, 인간관계, 그리고 자녀와의 관계에서 언젠가는 이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아버지에게서 열쇠를 넘겨받아 스스로의 미래를 여는 노력을 하는가, 아니면 평생 책임전가를 하는가의 문제다.
아버지 요인의 강점인 통찰과 이해, 자신감과 안전감, 용기와 성격적 강인함, 배려와 안정감을 선택하고, 아버지를 용서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삶의 주인공이 되고 어른이 된다.
아버지는 분명 자녀의 삶에 영향을 주지만 아버지의 인생이 곧 내 인생은 아니다. 그러므로 충격적인 과거의 경험들, 고통스러운 아버지와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아버지를 넘어서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허락하는 용기와 함께 인생의 이야기를 바꾸어 쓰는 결단이 필요하다.
장성한 성인이 아버지 요인을 자원으로 쓰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며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