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어학연수를 하면 어떤 수업을 할까?
금액에 따라 수업 형태가 변화되는데, 나의 경우는 필리핀 강사 2시간, 네이티브 강사(미국, 영국, 캐나다에서 온 강사) 2시간, 그룹 수업 2시간으로 하루에 총 6시간 수업을 듣는 스케줄이었다.
먼저 학원에 도착하면, 어학원에서 시간표를 짜서 전달해준다.
나의 경우는 학원에서 아이와 부모의 연결성을 생각지 못하고 짜주어서 시간표를 다시 요청했다.
아직 8살인 아이가 부모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기는 쉽지 않다. 처음 받은 시간표는 아이가 내 수업이 없는 2교시와 9교시에 방치가 될 수 있기에 시간표를 다시 짜달라고 요청했다. 내 G.C (그룹 클레스) 시간은 변경할 수 없어서 내 수업 하나를 아이에게 양도하여 아이가 혼자 쉬는 시간을 가지지 않도록 했다.
1교시에는 둘째아이가 킨더가든 가기 전 칭얼대는 시간을 감안하여 여유롭게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 내 시간을 비워두었다. 결국은 첫째 아이의 수업 시간이 내 수업 시간 보다 많아졌지만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수업이라 가기 싫어하거나 힘들어하지는 않았다.
시간표 문제를 해결 한 후에는 강사가 맞지 않는 게 문제였다.
네이티브 강사 중 대부분은 교육학을 전공하거나 한 사람이 아닌 그냥 외국인인데 퇴직 후 필리핀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강사들의 나이는 65세 이상이었고 수업 중 본인의 이야기만 90% 하는 강사도 있었다. 어느 날은 수업 중에 10마디를 못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필리핀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목적과 어긋났기에 어학원에 강사 변경을 요청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아이의 수업은 아이대로 문제였다. 필리핀 강사들도 우리와 같이 퇴근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5교시는 거의 수업 끝나는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수업이 끝났다고 내 강의실로 왔다. 물론 5분 전쯤에 오는 것은 이해를 한다. 하지만 10분 전에 내려오고 20분 전에 내려오는 것이 반복되었다. 하루는 수업 시작한 지 10분 만에 내려와서 화가 나서 쫓아갔더니 강사는 벌써 퇴근하고 없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강사를 찾아가서 물어봤더니 딸아이가 "아임 헝그리"를 했다고 웃으며 대답하여 절대 빨리 끝내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그날도 수업 끝나기 10분 전에 웃으며 내려오는 딸아이를 보면고 바로 원장을 찾아가 강사 변경을 요청했다.
또 한번은 아이가 수업시간에 색칠만 한다고 다른 강사가 나에게 말을 해주어 다른 강사로 변경 요청을 하기도 했다.
까탈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액의 돈을 주고 간 어학연수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반면에 다른 엄마는 거절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는 엄마가 있었는데 시간표도 아이와 맞지 않고 내가 변경한 원어민 강사 수업을 듣고 있었다.
결국에 엄마 수업 시간에 아이는 방치되어 이곳저곳을 오가며 천덕꾸러기 신세처럼 매일 2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자기 수업 시간인 원어민 강사 수업 시간에는 자꾸 결석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영어를 배우는 학생의 신분으로 학원을 왔지 보모가 되기 위해 거금을 들여 학원을 오지 않았기에 방치되는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도 엄마도 학원 생활을 힘들어했다.
강사가 안 맞거나 시간표가 맞지 않으면 무조건 바꿔야 한다.
한국인 특유의 착한 사람 콤플렉스 때문에 나에게 맞지 않는 사람과 스케줄을 견디며 시간, 체력 그리고 돈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시간표를 자주 바꾸면 남들이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볼까 봐?
강사가 맞지 않는다고 말하면 무례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새로운 가족이 와도 원장은 항상 선생님의 시간에만 맞게 시간표를 짜고
혼잣말을 40분 동안 하는 강사에게 학생을 넣는다.
아이랑 부모가 시간표를 맞춰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럴까?
그 강사가 혼자 40분 자기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을 몰라서 그럴까?
다 알고 있지만 반복한다.
당신의 시간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도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학원에서든 인생에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