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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Apr 07. 2023

또 가고 싶은 고즈넉한 교토의 하루

교토 이자카야! 추천 

교토에서의 두 번째 날이다.


오늘의 일정은 기요미즈데라를 보고 신사를 들렸다가 내려오는 일정이었는데,
문제는 어제저녁부터 비가 온다.

한국에서는 비가 오는 날이 많지 않은데, 일본은 새벽비가 잦다.
내 어린 시절에 한국에서도 새벽비가 많았던 것 같은데 이런 날씨 정말 좋아하는데 요새는 소식이 없어서 아쉽다.

호텔에서 우산 2개를 빌리고 날씨와 아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기로 했다.
교토 1일 무제한 승차권을 어른 500 엔/어린이 250 엔으로 교토역에서 구입했기에 걱정이 없었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평일인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이지만 교토는 일본의 경주같이 수학여행지 같은 관광지라고 한다. 
버스를 몇 대 보낸 뒤, 비좁은 사이로 겨우 타서 기요미즈데라로 갔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우리가 진짜 일본에 왔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일본의 고즈넉한 주택가가 펼쳐졌다. 
온통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을 뒤로하고 가을비와 함께 붉게 물든 산을 향해 올라갔다. 

 

에어비앤비 취소 안 했으면
이쪽에서 묵었을 텐데.,..


남편이 삐죽거리며 한마디 했다. 

원래는 에어비앤비를 기요미즈데라 근처에 잡았는데, 금액이 1박에 36만 원 정도로 비싸서,(지금은 56만원으로 올랐다.) 그 돈으로 맛있는 거나 실컷 먹자고 하면서 1박에 15만 원짜리로 변경했다. 

아뿔싸.... 이런 멋진 분위기 속의 집에서 2박을 보낼 수 있었는데....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나의 자린고비 근성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일본 여행 중에 가장 큰 잘못이 교토 에어비앤비를 취소한 것이다. 

아쉽지만, 일은 벌어졌으니 기요미즈데라라도 즐겨야지! 

입장권을 끊고 들어갔다. 한국인 관광객이 꽤 많이 있어서 한국말이 많이 들렸다. 

부적 같은 것을 사는 것 같다.


이런 새빨간 단풍이 즐비한 산속에 비까지 와서 안개가 자욱하여 신성한 느낌까지 주었다. 
한국의 절과 비슷한 느낌으로 향도 하나 피우고 떨어지는 물도 받아서 입도 헹구고 손도 씻고 아이들과 가족사진을 마음껏 찍으며 다녔다. 장소 장소가 사진 찍는 스팟처럼 아름다웠다. 

'비만 안 왔으면 기모노 체험도 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점심은 기요미즈데라 밖의 어느 한 일본 돈가스 집으로 들어갔다. 


돼지고기 돈가스와 소고기 돈가스 총 3개를 시켜서 야무지게 나누어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음식만 나오면 정신 못 차리고 먹는다. 진짜 일본 소고기는 대단한 꿀맛이었다. 

기념품 파는 집들을 지나면서 아이들 친구에게 줄 이쁜 기념 사탕들과 아이들이 사고 싶어 하는 선물을 하나씩 사주고 다음은 어딜 갈까? 신사를 가려고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따분한 장소가 될 것 같아서 버스를 타고 니시키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을 가니 사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투성이인데... 문제는 배가 부르다. 

내 위가 2배로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렇게 아쉬워하며 시장 구경을 하니 아이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찡찡이다. 커피숍을 들어갈까? 하면 걷다가 빙수를 파는 곳을 발견했다
식당을 하는 곳인데, 빙수까지 파는 것 같았다. 

1인 1메뉴가 기본이라고 적혀있는데, 감사하게 초등학생 제외라고 하여 빙수 2개를 시켰다. 

우리 아이들의 최애인 녹차 빙수, 초콜릿 빙수! 
정말 운이 좋게도 식당을 하기 전에 카페를 할까 생각했을 때 빌려봤던 책에 나온 그 빙수다! 

동영상을 찍으라고 배려해 주셔서 동영상까지 촬영 완료! 나중에 카페 차리게 되면 참고해야지~ 생각을 하고 빙수기 모델명까지 찍어왔다. 

빙수까지 먹었는데도 비가 와서 그런지 아이들 체력이 바닥이 나서 다시 호텔로 들어가서 조금 쉬면서 저녁을 어떻게 먹을까? 고민을 하며 구글 지도를 보는데, 호텔 앞에 무엇인지 모르는 상점이 평이 좋은 이자카야라는 것이 밝혀졌다! 

발코니에서 보이는 곳인데 오가는 사람이 하나 없이 뻐큐모양? 한자로 凸 철이라고 되어 있어서 무슨 곳인지 궁금했었는데, 용기를 내어 아이들을 데리고 출동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술잔이 보인다. 


신발장 열쇠가 나무로 되어 있어 신기했다. 먼저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어머! 이렇게 왁자지껄한 곳이 호텔 옆에 조용히 있었다니!! 

감탄을 하며 안내를 해주는 자리로 들어갔다.

 

친절한 직원이 메뉴를 주는데.. 하얀 것은 종이고 검은 것은 글이다.
일본어를 하나도 못하는 우리 부부는 파파고 번역 어플로 사진을 찍어서 메뉴판을 빠르게 속독하고 주문을 했다. 아이들 식기를 먼저 챙겨주고 빠르게 요리들이 나왔다. 

누룽지밥
굴튀김
숙성회와 유린기
도미머리튀김
치즈 닭스테이크

술 3병 ( 알콜 무제한이 1,800엔이라 할까 고민하다가 내일 귀국이라 3병만 마시기로 했다,), 숙성 사시미, 도미 머리 구이, 유린기, 누룽지밥 튀김, 굴 튀김, 치즈 닭고기 스테이크까지 시켜서 총 8,510엔 나왔다! 남편과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환호성을 질렀다. 

어제도 이곳을 알았어야 했어!!!


식사와 반주를 끝내고 나오면서 뿌듯함과 오늘이 교토의 마지막 밤이라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만약 비가 안 왔으면 자전거 렌트해서 교토의 고즈넉한 거리를 활보했을 텐데...
에어비엔비로 묵었으면 다다미방을 체험했을 텐데...
가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체력이 안 되어 못 가본 것이 아쉽고
위가 작아서 하루에 3끼밖에 못 먹은 것이 한이 된다. 
알콜 무제한으로 해서 마실 껄...
어제 저녁에 귀찮아서 빵으로 저녁을 대신한 어제의 내가 너무 밉다. 

나중에 일본 여행을 다시 오면 교토에 7박 8일 있을 것이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일본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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